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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2 월/ 보잘것없는 이를 기초삼아 세워지는 교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21 조회수1,125 추천수4 반대(1) 신고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월, 마태 16,13-19(16.2.22)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마태 16,19)



Peter's confession about Jesus





보잘것없는 이를 기초삼아 세워지는 교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6,15) 하고 물으십니다. 이 질문은 인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사건을 말씀하시려고 준비하신 것으로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신원과 그들의 신원을 묻는 것입니다.

이에 시몬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16) 하고 대답합니다. 그는 예수님을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마지막 날에 결정적 구원을 베푸시는 분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이 고백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알려 주신’(16,17) 하느님의 지혜였습니다.

이런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 ‘반석’이란 뜻의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시며 그를 튼튼한 머릿돌로 삼아 교회를 세우십니다(16,18). 그런데 베드로는 지식인이 아닌 평범한 어부였고 성격이 급했으며,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게 되고(26,34), 물 위를 걷다가 거센 바람에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흔들려서 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14,28-31).

그런데 왜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보잘것없고 나약하며, 자주 흔들리는 신앙을 지닌 그를 교회의 기초로 삼으시고, 나아가 맺고 푸는 권한까지 주셨을까요? 베드로가 교회의 기초가 된 것은 하느님께서 그에게 주신 믿음과 지혜 때문이었고, 성령께서 그에게 권위와 힘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십니다.”(11,25). 이처럼 주님께서는 잘나고 똑똑한 사람, 권세와 재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시몬처럼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기초 삼아 교회를 세우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교계 조직, 본당, 신심단체, 활동단체 수도회 등에서 조차도 일 잘하는 사람, 웬만큼 잘 사는 사람, 유식한 사람을 선호하고 앞세우기 십상입니다. 가진 것 없고, 배우지 못하고, 힘없는 형제 자매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랑을 호흡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복음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묘지’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나 자신은 어떻습니까? 혹시 나처럼 못 배우고 못난 사람이 어떻게 떳떳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느냐고 체념하고 고달픈 현실을 자책하지는 않습니까? 또 신앙공동체의 봉사직과 책임을 맡게 될 때 나는 능력이 없고 자격이 없어서 맡을 수 없다고 거절하지는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의 재능과 돈과 힘을 바라지 않고 사랑의 마음과 순수한 지향을 원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에 기꺼이 순종하는 부드러운 마음을 원하십니다. 우리는 자주 자신이 지닌 돈과 능력을 가지고 하느님을 섬기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눈에 하잘 것 없어 보이는 것을 통해서도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오늘도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도구삼아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고, 확고한 믿음 안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봉헌하는 복된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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