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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3 화/ 위선의 탈을 벗고 섬기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22 조회수1,444 추천수9 반대(0) 신고



사순 2주 화, 마태 23,1-12(16.2.23)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3)



Denunciation of the Scribes and Pharisees(by James tissot)





위선의 탈을 벗고 섬기는 삶

이사야 예언자는 소돔과 고모라 고관들과 백성들에게 “악행을 멈추고 선행을 배워라. 공정을 추구하고 억압받는 이를 보살펴라. 고아의 권리를 되찾아 주고 과부를 두둔해 주어라.”(1,16) 하고 외칩니다. 곧, 주님 앞에서 선과 공정과 자비를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위선과 교만을 질책하십니다. 먼저 그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무겁고 힘겨운 짐을 지우고 자신들은 짐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마태 23,3-4).

우리는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현세의 소리에 길들여져 말씀을 경청하기보다는 말하기 좋아합니다. 생각과 말은 빠르나 행동은 더딥니다. 이런 점에서는 그 누구도 예외가 없을 것입니다.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요,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신앙은 위선일 뿐입니다.

언행이 일치한다는 것은 나를 비우고 내 뜻을 내려놓음으로써 내 안에 말씀이 스며들어 나를 움직이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말씀이 나를 사로잡아 나를 움직일 때 나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가 하느님을 반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진실하고 겸손한 사랑은 말이 아니라 마음과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질책하신 것은 자기를 과시하려고 잔칫집 윗자리와 회당 높은 자리를 좋아하며,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하는 허영심과 교만 때문이었습니다(23,3-7 참조). 우리도 방심하여 주님에게서 눈을 떼면 한순간에 그렇게 될 수 있겠지요.

하느님을 믿고, 언제나 그분과의 사랑의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삶의 중심에 그분을 모시고 살아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주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분의 영광을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려는 명예욕에 사로잡히거나 존경받고 대접받는 일에 맛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그대가 모든 사람보다 더 잘생겼고 더 부유하고, 또한 기적들을 행하여 악령들이 달아난다 해도, 이 모든 것은 그대에게 해(害)가 되고 그대의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이 모든 것 안에서 아무것도 그대는 자랑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연약함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매일 지는 일을 자랑할 수 있습니다.”(권고 5,7-8)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23,12)라고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그렇게 자신을 낮출 때 가장 인간다워지며, 작아지고 낮추는 가난한 사람이 될 때 비로소 다른 이들과 공생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감사의 태도요, 우리가 걸어야 할 섬김의 길입니다.

오늘도 말만 앞세우지 않고 몸으로 말하는 법을 배우며,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온갖 선들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지 않고 되돌리며 겸손하게 서로를 섬기는 사랑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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