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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믿음의 순수한 마음을 잃는다면 /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23 조회수891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영어로 ‘이해한다.’라는 말은 ‘언더스탠드’(understand)이다. 직역하면 ‘아래에 서다.’이다. 상대에게 맞추어야마 이해가 가능해진다는 암시이리라. 이렇게 그 자리에 ‘어울리게’ 사는 것이 겸손일 게다. 신앙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내적인 겸손’이다. 이것이 없는 행동은 결국 겉꾸밈으로 흘러들어 금방 그 힘을 잃고야 만다.

 

명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필요 이상을 소유하려는 게 심리이다. 사람들에게 관심과 호감을 받으려면 더 많이 가져야 하고 치장해야만 된단다. 내적으로 비어 있는 이일수록 이렇게 늘 남의 눈을 의식하며 행동을 한다. 누구나가 다 자신의 자리가 분명히 있다.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고 섬기는 이가 되라고 하시는 건 이유가 다 있다.

 

자리가 높아지면 웬만한 이는 착각을 한다. 아마 대단한 이가 된 줄로 여긴다. 사람은 ‘그대로’이고 자리만 높아진 것인데 그걸 잊어버린다. 그래서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는다. 점차 마음의 고개도 숙이지 않고 뻣뻣한 이로 바뀌어 간다. 알맹이 없는 이가 되어 가는 것이다. 이런 이가 많을수록 그야말로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 된다.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라. 너희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중 가장 높은 이는 너희를 섬기는 이가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면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면 높아질 게다.”(마태 23,9-12 참조)’

 

인간은 본능적으로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기에 자신의 이익과 욕심만을 채운다면 결국은 공동체에서도 그리 오래 지탱되지 못한다. 남을 위해 살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아 몸도 더욱 건강해지리라. 그리고 조건 없이 봉사하는 이들은 보는 이에게도 좋다. 남을 위한 봉사지만 기쁨과 보람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일 게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높은 지위나 명예는 누구나 지향하는 목표로 때로는 삶의 자극제이다. 문제는 그것들이 정당하고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에 따른 것이어야 할 게다. 갈수록 부자와 권력을 지닌 이들이 자기 것만 챙기려고 다른 이들을 짓밟고 무시한다. ‘죽음의 문화가 확산’되어 태아를 죽이고 자살과 살인이 속출한다.

 

자신을 낮추려는 신앙생활이 아니라 높이려는 종교인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종교적 가르침을 실천하기보다 오히려 돈과 명예, 육체적 쾌락만을 찾는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종교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등치기도 한다. ‘믿는 사람들이 더하다.’라는 말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오늘 우리네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우리 자신부터 회개하자. 스스로의 삶을 낮추면서 믿음의 삶을 살자.

 

공동체 안에서 좀 똑똑하다고 불리는 이들에게는 큰 위험과 유혹이 따를 게다.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경쟁하는 때에 이러한 유혹은 결코 적지는 않으리라. 교회 공동체에서도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성장을 강조하거나 업적을 쌓아, 겉으로는 하느님과 교회를 위한다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명예를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래서 세상의 세속성보다 교회의 세속화가 때로는 더 두렵고 무섭다. 세상의 세속성은 그래도 솔직하기에. 운동선수가 경기에서 우승하려하거나 정치인이 선거에서 당선되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교회의 일꾼이 그 일을 통해서 세속적 가치들을 얻으려면 그것은 물고기가 달리기를 하거나 소금이 단맛 내는 것과 별반 다르지가 않을 게다. 이처럼 거룩한 것이 부패하면 더욱더 고약한 악취를 풍기리라.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기준인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는 유혹’을 경계하라신다. 그것이 자신을 높이려고 다른 이들을 얕잡는 오만한 마음과 한통속임을 우리는 발견한다. 위선과 오만에서 벗어난 것이 바로 자기를 낮추는 자세이다. 이러한 겸손이 그리스도인에게 무엇보다도 우선적인 덕목이다.

 

사실 겸손은 가난하고 억압받고 소외된 이와 한마음이 되어 그들과 진정한 친교를 나눌 수 있는 통로이다. 겸손은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의 처지를 헤아리고 공정을 추구하는 예언자적 삶의 본질을 이룬다. 오늘날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작은이들'과 함께하려는 순수한 마음을 잃는다면, 예수님의 질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게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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