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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5 목/ 외면하지 않고 관계 속에 키워가는 사랑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24 조회수1,269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2주 목, 루카 16,19-31(16.2.25)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예레 17,7)



The Parable of the Rich Man and Lazarus





외면하지 않고 관계 속에 키워가는 사랑

예레미야 예언자는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17,5),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17,7)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인간이나 세상의 힘이 아니라 주님께 믿음을 두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은 부자와 라자로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참 행복의 길을 보여줍니다. 부자는 고가의 명품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지냈습니다(루카 16,19). 그러나 라자로는 종기투성이에다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며 고통 중에 비참하게 지냈습니다(16,21). 그런데 부자는 자기 집 대문 앞에 누워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가난한 라자로를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16,20).

그런데 두 사람은 죽어서 전혀 다른 처지에 놓입니다. 죽은 다음 라자로는 아브라함 곁에서 위로를 받지만 부자는 철저히 고립되어 고통을 받습니다. 부자는 자비를 청해보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얼핏 보면 부자는 드러나게 큰 죄를 지은 것 같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보입니다. 라자로 역시 겉으로 무슨 큰 선행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두 사람의 처지가 그토록 정반대로 갈리게 되었을까요? 부자의 문제는 거들떠보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무관심했고, 그 결과 라자로를 외면했던 것입니다. 그는 현세에서의 풍족함과 달콤함으로 자신을 채우며 말씀을 경청하지도 영원한 행복을 찾으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님에게서 마음이 떠난(예레 17,5) 그에게 그분의 목소리가 들릴 턱이 없었던 것이지요.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아 자비와 사랑어린 배려를 잃어버린 그는 라자로를 외면하였습니다. 그는 하느님 말씀에 귀를 막고 자신의 삶의 의미와 희망을 오직 재물에서 찾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는 재물을 통하여 사랑의 관계, 창조의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렸던 것입니다.

우리도 어디에 마음과 눈길을 두고 살아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느라 바빠서 정작 사랑의 눈길로 보아야 할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안락과 편리, 물질과 현세적인 것들이 주는 달콤함을 좇느라 하느님에게서 마음이 떠나버릴 때도 있습니다.

남의 아픔과 사회적 고통을 거들떠보지 않는 무관심과 냉정함은 우리 영혼을 죽이는 암세포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남을 해코지하지 않고 사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늘 한 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이고 애정 깊은 관심의 날개를 펼쳐나가는 것이 신앙인의 기본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만 몰두하고 현세 일과 재물에 한눈파는 사이 자신의 힘이 커가고 인간적 만족감이 충족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하느님은 물론 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말 것입니다. 이는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망각하고 스스로를 죽음의 세계로 내모는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오늘도 하느님께 굳게 뿌리를 내리고, 이웃의 필요에 사랑 깊은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는 복된 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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