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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7 토/ 자비의 집으로 돌아가는 회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26 조회수1,178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2주 토, 루카 15,1-3. 11ㄴ-32(16.2.27)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루카 15,32)



The Parable of the Lost Son





자비의 집으로 돌아가는 회개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작은아들은 자신에게 돌아올 유산의 몫을 모두 챙겨 먼 고장으로 떠납니다. 그는 아버지의 집을 떠남으로써 자신을 아버지와 무관한 처지로 내몰았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도 단절해버리게 됩니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아버지의 재산으로 마음껏 야망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방종한 생활로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조차 얻어먹을 수 없을 정도로 극도의 곤궁에 떨어집니다. 자비로운 아버지 대신에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재산을 선택한 결과는 고통과 죽음뿐이었습니다. 그는 밑바닥을 치는 고통을 체험하고서야 ‘제정신이 들어’ 아버지에게 가서 용서를 청하고 종으로라도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극도의 고통은 회개의 발단이 됩니다.

아버지는 집을 떠난 작은아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랐을 것입니다. 아버지는 집을 떠난 아들을 기다리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수없이 사랑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아버지는 아들이 떠나간 길목을 바라보며 사랑의 그리움을 키우고 또 키웠을 것입니다.

간절하고 한없는 사랑에 가득 찬 마음은 저 멀리 돌아오는 아들을 알아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달려가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춥니다.’(15,20)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고, 누더기 옷을 입고 해진 신발을 신은 몰골이 엉망인 있는 그대로의 아들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아버지는 안도의 한숨을 내몰아 쉬며 평온을 되찾고 기뻐하며 잔치를 벌입니다. 방탕하게 지낸 아들을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한 것은 아버지의 사랑이었습니다.

그런데 큰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며 충실히 살았지만 아버지가 ‘자비로운 분’이며,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는 아버지가 동생을 사랑으로 다시 받아들이자 시기하며 분노를 터뜨립니다. 아버지는 작은아들의 회개를 계기로 펼쳐지는 사랑의 잔치에 함께하도록 큰아들을 초대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아버지의 마음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허물을 용서해주시고, 죄를 못 본 체해 주시며, 분노를 영원히 품지 않으시고 오히려 자애를 품으시는”(미카 7,18-19) 분이십니다. 이렇듯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하시며, 죄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이 회개입니다.

우리 또한 하느님의 자비를 망각하고 자비의 땅을 벗어나 제 뜻대로 살려 하고, 욕망을 따라 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주 어둠이 찾아들고 시기와 질투, 분노에 자신을 맡겨버리곤 하지요. 그럼에도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 ‘자비의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당신과 함께 하길 원하십니다.

오늘도 육(肉)에 이끌려 넘어지는 그때가 바로 사랑의 하느님을 향해 다시 일어서야 할 때임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또 자비의 하느님을 떠나 그분과 이웃과 관계를 단절함으로써 고통을 겪을 때, ‘제정신을 차려’ 다시 주님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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