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최황진라파엘신부님편지

 기본에서 결정된다.
프랑스 작가 루이 퍼레스트는 어느 날 한 대회의 심사위원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장소가 휴양지였기에 미인 대회일 거라는 짐작을 하고 기대에 부풀어 대회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도착해 보니 루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미인들이 아니라 자동차였다.

아름다운 자동차를 뽑는 대회였던 것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근사한 자동차들이 가득했고 루
이는 마땅한 심사 기준이 없어서 고심했다.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이렇게 말했다.
“겉모습은 모두 훌륭하군요. 자, 이제 내부를 볼까요? 모두 자동차 보닛을 열어 주십시오.”

느닷없는 요청에 자동차 주인들은 당황했다. 역시나 근사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가 지저분
한 차가 대부분이었다. 루이는 순위를 아주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곧 심사에 불만
을 가진 자동차 주인들이 몰려왔다.“자동차 모터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말은 듣지 못했소.”
루이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생각해 보십시오. 미인 대회를 열면서 참가자들에게 목욕하고 오라고 합니까? 기본적인 것
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지요.”

사람에게는 향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품성이 있습니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형성하는 자신
만의 고유한 삶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표정과 말과 행동을 통해서 겉으로 드러납니다.

즉흥적으로 보이기 위해 만들어지는 삶은 오래가지도 못하고 고유한 멋진 향을 내지는
못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은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참으로 멋진 향
을 지닙니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오랜 기간 두드러지는 사람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에도 기본이 있고 그 기본을 지키는 사람은 향이 납니다.

신앙의 기본은 무엇보다 ‘겸손’입니다.
‘내 뜻이 아닌’‘주님의 뜻’에 순명하며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
무엇이 주님의 뜻인지 잘 아는 사람.
삶을 통해서 ‘사랑’의 열매를 맺으며 사는 사람.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살릴 줄 아는 사람.
비록 꾸미지 않아도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
늘 함께 하고픈 사람.
기대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상쾌해지는 향기를 지닌 사람.
그 사람은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

교리

고해성사의 보속을 하지 못했을 때 영성체를 할 수 있을까?

고해성사의 보속을 못하거나 혹은 보속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면 영성체를 할 수
있을까요?
고해성사의 핵심은 참회자의 죄 고백과 사제의 사죄경으로 이루어집니다.

고해성사를 보고나온 이상 사죄경을 받았기 때문에 이미 죄는 용서된 것입니다

(가끔 고해만 하고 사죄경을 받기전에 고해소를 나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정말 곤란합니다^^).
즉, 보속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죄의 용서가 취소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보속을 하지 못
했어도 영성체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속이 너무 크거나 불가능할 경우 그리고 보속이 무엇인지 잊었을 경우 다음 고해성
사 때 보속을 하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다른 것으로 바꾸어 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해성사 때 받은 보속은 반드시 실천해야 하지만 보속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고해성
사 자체가 무효라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보속을 해야 하는가 입니다.

고해성사를 통한용서는 죄를 없애주지만 죄의 결과로 생긴 모든 폐해를 고쳐 주지는 못합
니다. 죄의 사함을 받은 참회자는 완전한 영적 건강을 회복해야 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죄를
‘보상’하거나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러한 갚음의 행위가 보속입니다.

이번 사순시기를 잘 보내시고 뜻 깊은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서 판공 때 꼭 고해성사를 보
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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