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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7 월/ 기쁨을 부르는 믿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06 조회수882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순 4주 월, 요한 4,43-54(16.3.7)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이사 65,18)



Jesus Healing the Son of an Officer





기쁨을 부르는 믿음


하느님께서는 숱한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야 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이사 65,17)고 약속하십니다. 그 새로운 땅은 고통과 슬픔, 불행한 죽음과 걱정이 사라지고, 끝없는 기쁨 속에 살아갈 행복의 땅입니다. 이렇듯 영원한 구원의 기쁨은 주님으로부터 주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시어 구원의 기쁨의 표징을 보여주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 카나로 다시 가십니다(요한 4,46). 갈릴래아는 여러 민족들이 섞여 사는 이방인의 땅이었고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도 많았지요. 그분은 생의 대부분을 거기서 보내시면서 여러 표징들을 보여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카나에서 이방인인 왕실 관리의 아들을 고쳐주심으로써 하늘나라의 기쁜소식을 선포하십니다. 구원의 기쁨은 세상적인 부귀영화를 지녔음에도 겸손했고, 예수님께서 표징을 보고서야 믿는 잘못을 지적하시면서 거부하셨음에도 끝까지 예수님을 믿은 왕실 관리의 단순한 믿음을 통해서 실현됩니다.

이렇듯 구원의 기쁨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부터 옵니다. 하느님의 힘을 믿고, 그분의 선과 사랑과 정의를 믿지 않고서 기쁨을 맛볼 수 없습니다. 믿음은 기쁨의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기 위한 영원한 생명의 첫걸음이요 뿌리이며 조건입니다. 믿음이 깊어갈수록 희망이 굳세어지고 사랑은 더욱 활기를 띠며 순수해집니다.

믿음과 사랑은 서로를 포함하며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믿음의 힘은 사랑으로부터 오고, 사랑의 힘은 믿음으로부터 옵니다. 따라서 사랑이 없는 믿음도, 믿음이 없는 사랑도 모두 거짓이요 허구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믿음의 빈그릇에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기쁨이 시작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소비주의와 편의주의, 자본의 우상,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정보매체들의 유혹 속에 ‘신앙 부재(不在)의 시대’,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적인 사고와 언어, 체념과 포기,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무감각한 채 살아가는 때가 많은 듯합니다.

이제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며, 왜 믿는가, 그리고 신앙인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숙고해봐야 할 것입니다. 참 기쁨을 체험하고 살려면 무엇보다도 왕실관리처럼 자신이 지닌 세상의 힘을 모두 내려놓고 주님께 눈길을 돌려야합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의미를 찾아가는 긍정의 사고를 키워가야 합니다. 참 기쁨은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왕실관리처럼 주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사랑의 마음으로 그분을 믿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하지 않은 채 큰 믿음을 지니기를 바라고, 믿음 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을 내놓지 않고, 땀도 흘리지 않은 채 결코 참 기쁨을 누릴 순 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부활의 기쁨을 찾아가는 거룩한 사순의 영적 여정 안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고 더욱 더 사랑함으로써 참된 기쁨과 자유를 찾아가는 복된 인생순례가 되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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