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07 조회수1,367 추천수16 반대(0)

봄비가 내리고, 이제 곧 꽃피는 봄이 올 것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처럼 봄은 오지만 아직 봄을 맞이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내 마음에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면 봄은 왔지만 그 봄의 따사로움을 느끼기 어려울 것입니다. 몸이 아프면 계절은 봄이 왔어도 몸은 아직도 추운 겨울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성지순례를 다녀오고, 밀린 일들을 하면서 목감기가 손님처럼 찾아왔습니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쉬면 손님도 며칠 머물다 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몸을 조절하고 있는데, 친한 벗이 전화를 하였습니다. ‘한잔하자는 전화입니다. 목감기야 며칠 더 머물면 된다 생각하고 친구와 함께 한잔의 추억을 나누었습니다.

 

지구와 달까지의 거리는 30만 킬로가 넘는다고 합니다. 먼 거리에 있지만 달은 지구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바닷물은 달의 인력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생깁니다. 이 밀물과 썰물은 바다 생명들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갯벌은 인간의 삶에도 선물이 되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달은 인간의 마음과 감정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훨씬 더 멀 것입니다. 15000만 킬로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멀리 있지만 태양은 지구 생태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구의 모든 식물은 태양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구가 푸른 별이 되는 것은 태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태양은 또한 인간이 가지는 모든 신화와 전설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어두운 감옥의 작은 창살에 비추는 태양은 지금 갇힌 사람에게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예비 신학생들을 위한 연수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Not Program but Relationship!' 프로그램이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서 변화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이야기 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잘 될 겁니다. 다시 하면 됩니다.’ 이런 말은 태양보다, 달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 말 때문에 절망은 희망으로 변화되고, 그 말 때문에 슬픔은 기쁨이 될 것입니다. 그 말 때문에 사랑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저렇게 멀리 있는 태양과 달이 영향을 주는 것을 알면서 늘 우리 곁에 계시는 하느님을 느끼지 못한다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이끌어 주시는 하느님의 힘을 믿지 못한다면 이 또한 못 말리는 일입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열린 마음이란 무엇인가? 참 어렵다. 사람의 마음이란 관대할 때는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들일 것 같지만 마음이 변해서 옹졸해지면 바늘하나 꽂을 곳이 없다. 열린 마음이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잠시 맡아 두는 것임을 알고, 그것을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나누는 것이다.’ 열린 마음이란 무엇을 내가 더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누군가에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거기에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도 없고,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으리라. 백 살에 죽는 자를 젊었다 하고, 백 살에 못 미친 자를 저주받았다 하리라.” 모든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순종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면 된다고 말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보다 명확하게 말씀을 하십니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왕실 관리가 한 일은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께 청을 드린 것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왕실 관리의 병든 아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누군가가 나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누군가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내가 누군가에 무엇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 되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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