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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8 화/ 삶을 바꿔주시는 희망의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07 조회수889 추천수9 반대(0) 신고



사순 4주 화, 요한 5,1-3ㄱ.5-16(16.3.8)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 5,8)



Jesus Heals the Man at the Pool of Bethesda





삶을 바꿔주시는 희망의 주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서른여덟 해나 앓고 있는 사람의 처지를 아시고, 그에게 “건강해지고 싶으냐?”(5,6) 하고 물으십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병자는 긴 세월만큼이나 병이 깊었고 치유 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못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한숨과 체념과 절망 속에 지내는 날도 많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었지만 그 병자를 고쳐주십니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5,14)는 말씀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자신의 장점 때문에 선택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예수님께 고쳐 달라고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편에서 먼저 소외당한 그의 처지를 아시고 “건강해지고 싶으냐?”(5,6) 하고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육신의 치유만이 아니라 전존재가 하느님의 모습대로 변형되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우리도 어정쩡하고 일시적이며, 반쪽뿐인 변화가 아니라 철저한 변화를 이루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그분의 사랑과 힘을 믿고 자신의 들것을 챙겨들고 주님께로 향하는 회개의 발걸음을 시작해야겠지요.

예수님께서 그 병자에게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5,8) 하시며 고쳐주십니다. 그러자 유다인들은 노동해서는 안 되는 안식일법을 어겼다고(5,10) 트집을 잡으며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합니다(5,5,16). 그들은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권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병자의 치유와 유다인들의 시비는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내주는 계기가 됩니다.

오늘 복음의 빛으로 나와 우리, 이 사회를 돌아봅니다. 벳자타 못가에 모인 많은 병자들은 해방과 생명과 구원의 기쁨을 갈망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 서로는 아픔과 고통, 말 못할 상처와 번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힘들고 막막한 현실 속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저울질하며 체념하고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

자신만 챙기느라 가장 가까운 사람의 아픔도 지나쳐버리는 나의 모습이 곧 벳자타 연못가의 병자의 모습은 아닐까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내가 청하기도 전에 다가오시어 희망이 되어주시고, 힘이 되어주시고, 절망에서 다시 일어서도록 이끌어주십니다. 따라서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이 믿음만은 버려선 안 될 것입니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요즈음의 사회를 둘러보면 한마디로 서로를 소중히 여기기보다는 부조리와 불공평, 불의가 판을 치는 것 같아 답답하고 우울해집니다. 그러나 소수의 선의를 지닌 사람들과 힘든 가운데서도 기꺼이 나누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마음 따뜻한 이들이 희미한 빛을 밝혀줍니다.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힘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가엾이 여기는 마음’입니다.

한편 우리도 인간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고 인간을 법이나 제도 아래 두었던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처신하지는 않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이제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선과 자비를 인정하지 않는 교만하고 완고한 마음을 버리고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주님께 내 삶을 의탁하며 내 들것, 곧 자신 안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민과 다가오는 고통, 혼란 등을 들고 걸어가는 생명의 날, 변모의 날이 되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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