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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복음 묵상(생활성서사) - 남상근 신부(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사순 제4주간 화요일,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것>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08 조회수892 추천수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6.03.08 (화)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이 있었다.”

요한 복음 5장 1-16절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것

예루살렘 ‘양 문’ 곁에 벳자타 못이 있습니다. 연못에 가끔씩 천사가 내려와 물을 휘젓고 가는데, 그때 맨 처음 물에 몸을 담근 한 사람이 치유되었기에 ‘벳자타’ (은혜의 집)란 이름으로 불립니다. 수많은 병자들이 못 주위로 몰려들었죠. 물이 출렁이기를 기다리면서요. 그런데 언제 물이 흔들릴지 알 수 없기에 기다림은 하염없습니다. 게다가 치유는 한 번에 한 명뿐이었죠.


그렇게 38년간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차례가 안 옵니다. 어쩌다 물이 출렁여도 팔다리가 성한 자가 먼저 물에 뛰어듭니다. 그에겐 영영 기회가 없을 것이 분명하죠. 그래도 그는 무려 38년 기다림을 감당했습니다. 그런 그를 주님께서 만나 주셨고 ‘일어나 걸어가거라’ 명령하셨습니다. 그는 온전해졌습니다. 물은 출렁이지도 않았고, 다른 이보다 먼저 도착하지 않았음에도 말이죠. 38년의 세월을 생각합니다. 처음엔 기대했겠죠. 그러나 점차 의구심도 찾아왔겠죠. 나을 수 있으리란 확신이 옅어졌겠죠. 급기야 그냥 누워 있는 상태에서야, 주님이 찾아오시죠. 아무 열정도 없을 때가 있습니다.


활력도 없고 기대조차 없을 때, 물론 있죠. 그러나 고단한 매일이어도 누가 이기나 버티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이기는 것 같습니다. 아니요. 누워서라도 38년 버텼던 이가 이겼습니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질긴 이가 이깁니다.


남상근 신부(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우리는 버틸 수는 있습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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