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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9 수/ 생명을 불어넣는 그리스도인의 사명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08 조회수881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순 4주 수, 요한 5,17-30(16.3.9)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19)









생명을 불어넣는 그리스도인의 사명


예수님께서 벳자타 못가에서 병자를 고쳐주시자 유다인들이 시비를 겁니다. 그들은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통해 선포되는 하느님 나라와 구원의 선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배척한 것입니다. 그들은 그분께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기 때문에”(5,18) 더욱 더 죽이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을 그대로 할 따름이며(5,19), 하느님의 아들로서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리거나 심판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고 하십니다(5,21-22). 그렇게 그분은 인간의 삶에 관여하시어 하느님의 일을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5,25-26)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의 사명은 이 세상에 그분이 지니신 생명이 가득 채워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반생명적이고 비인간적인 문화를 예수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복음의 의미가 드러나도록 힘써야겠지요. 다시 말해 모두를 옥죄고 불편하게 하며 인간다운 삶을 거스르는 문화 안에 하느님의 생명을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죽음의 문화가 판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난, 기아,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언어,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이득과 권력을 얻으려는 시도들, 낙태, 살인과 학살, 자살, 인신매매, 성폭력과 성차별, 고문, 노동 현장에서의 인간의 도구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비인도적인 처사들, 전쟁과 기아, 무차별한 개발에 따른 생태 환경의 파괴 등.

이 거룩한 사순시기에 관심을 가지고 반생명적인 죽음의 문화에 하느님의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려면 무엇보다도 깊은 관심과 사랑을 지니고 남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고 가진 것을 나누어야 합니다.

또한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비인간화의 현실 앞에서 ‘아니오!’를 말하며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할 것입니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과도한 소비와 낭비를 줄이는 등 태도와 가치의 구체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고는 죽음의 문화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의 문화는 탐욕과 무관심으로부터 생성됩니다. 자기만족과 소유, 애착과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공생하고 나누며 더불어 행복의 길을 찾아가는 삶의 방향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생명의 싹은 평화에서 움틈을 기억하고 공동선을 추구해나가야 합니다. 내 안에서, 그리고 우리가 사는 공동체와 사회에 죽음의 문화가 스며들 때, 우리는 생명이신 하느님을 거슬러 스스로는 죽음으로 내몰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 안에서 형제자매들과 연대하여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도록 힘쓰고, 사랑과 관심, 생명존중과 나눔을 통해 죽음의 문화 한복판에 하느님의 생명을 불어넣는 ‘생명의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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