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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 사순에 말씀으로 그분 향기를 / 사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0 조회수913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요한 5,36-40)’ 우리는 성경 공부와 피정 등으로 그래도 어느 정도로는 주님을 알고 있다나. 그러나 안다고는 해도 제대로 안다면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는 과연 몇이나 되랴? 그 주님은 우리의 이성과 지성으로 이해한 정보일 뿐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정부가 공산화되어 공산 체제로 바뀌었을 때의 일이다. 공산 정부는 교회의 모든 행사의 금지와 사제들과 수도자들도 수용소에 몰아넣고는 강제 노동을 시켰다. 수용소 안에서 성경은 물론 성경 구절이 적힌 쪽지조차도 허용되지 못했다. 날이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느님 말씀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자 그들은 저마다 외우고 있는 성경 구절을 나누면서 그날의 양식으로 삼았다. 그들은 이렇게 말씀을 나누면서 그 힘으로 힘겨운 강제 노역을 견디며 온갖 학대에서도 경비병들을 사랑으로 대할 수 있었다. 나중에는 그 사랑에 감동하여 그들이 회심하기까지도.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직후 반혁명 죄로 붙잡혀 13년 동안이나 감옥에서 지낸 사이공의 부교구장이었던 구엔 반 투안 추기경(1928-2002년)은 감옥에서 겪은 일들을 세상에 알려 하느님 말씀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푸칸 감옥에서 신자들은 몰래 가져온 성경을 몇 장씩 나누었고 돌려가며 외웠다. 그러다 감시자의 소리에 그 종이를 흙 속에 감추었고 밤이 되면 다시 암송하곤 했다. 침묵 가운데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면서 복음을 암송하였다. 그 때가 얼마나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비신자들도 존경하고 경탄하는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라고 했다. 반 투안 추기경은 그 감옥에서 그토록 하느님 말씀을 그리워했단다. 그는 이렇게 하느님 말씀의 힘으로 외롭고 고통스러운 감옥 생활을 견디어 냈다. 이 두 이야기는 하느님 말씀이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 삶에 어떤 힘과 생명을 주는지를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담이다.

 

마치 물이나 공기처럼 평소에는 그 고마움을 모르던 말씀이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는 한 모금 생수처럼 우리 삶에 힘과 위로가 되어 준다는 사실을 전한다. 말씀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단이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통하여 우리가 말씀을 듣고 경탄하며 힘을 얻어 주님을 찬미하도록 할 게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분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성경은 죽은 글자일 따름이다. 날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깊이 새기면서, 우리를 영적으로 살아 있게 하자.

 

요즘 신앙인들의 집에는 ‘성경’이 몇 권씩 있다. 하느님 말씀이 아주 가까이에 있다. 그러나 많은 신앙인은 곁에 있는 그 말씀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성경을 펼쳐 읽고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갖기보다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앞에서 더 많이 시간을 보낼 게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성경을 붙들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느끼며 살아갈까?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사순 시기가 더욱 깊어 간다. 이때에 우리에게서 드러나야 할 변화는 무엇일지? 자신의 행동과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는 법을 익히는 것만이 사순 시기의 여정의 목적지는 아니리라. 오히려 아름답고 살아 있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그것을 자유롭고 꾸밈없이 표현하는 것이리라. 그 가운데에서도 감사야말로 우리가 숨김없이 표현해야 할 가장 아름다운 자비일 게다. 이는 말씀의 묵상과 기도로 성화되어 발산된다. 날마다 성경을 가까이하면서 하느님 사랑하는 마음을 깊이 새기면서, 우리를 영적으로 살아 있게 하자. 어떠한 희생과 절제를 실천한다 하여도 그분께서 주시는 말씀의 기쁨을 무시한 채 살아간다면, 이는 어쩜 가련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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