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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신앙은 믿기에 따르는 행위 /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2 조회수851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말로 모건(Marlo Morgan)이 쓴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가운데 ‘참사람 부족’이 있는데, 이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모든 생명체를 형제자매라 여기며 산단다. 그들은 문명인을 가리켜 ‘무탄트’라고 부르는데, ‘돌연변이’라는 뜻을 가졌다나. 많은 이가 문명의 이름으로 어머니인 대지를 다 파헤치고 나무를 베고 강을 오염시키니 이들 눈에는 오히려 현대인이 돌연변이로 보일 수밖에.

 

가끔 뜻있는 인사는 스스로를 자연인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참으로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기에 그 근본부터 인간성이 왜곡되어 있단다. 물질적 가치가 영적 가치를 지배하고, 개발과 경제 논리가 온 산하(山河)를 파헤치며 생명의 가치를 짓밟는다. 만일 ‘참사람 부족’에서 우리를 본다면 ‘무탄트의 나라’라고 부를지도. 따라서 우리의 지도자들, 스스로를 지성인이라는 이들에게는 현실의 이해를 넘어 먼 곳을 보는 눈이 열려야 할 게다. 예수님을 바라보는 눈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에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성경과 율법의 전문가인 바리사이들은 자신들 지식으로 본 논리이다. 그것은 그들 권력이기에 그것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한다. 그래서 남의 것은 듣지도 않거니와 자기 방식을 뒤집는 것은 아예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도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 논리, 그리고 자신의 지위를 버리지 못한다면 하등 그들과 다를 바가 없으리라.

 

“메시아가 다윗이 태어난 곳이 아닌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말씀과 행적으로는 메시아인 것 같은데, 자기들 지식으로는 예수님께서는 출신지로 봐서 메시아일 수 없다는 거다. 사실 그분께서는 베들레헴 출신이지만, 군중은 이를 몰랐던 거다. 그들의 얄팍한 지식이 오히려 걸림돌이어서 예수님의 실체를 모르고 있다.

 

‘메시아’란 말은 ‘기름부음’을 받은 이다. 사무엘은 ‘사울’과 ‘다윗’을 임금으로 선택한다. 그들에게 ‘기름을 부어’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도록 했다. 이후 그들에게는 ‘주님의 영’이 떠나지 않았다. 이렇듯 메시아는 유다인들이 기다리던 임금이었다. 이 로마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구하고 다윗 시대의 영광을 되찾아 줄 구원자였다.

 

이렇듯 그들은 메시아는 남쪽 ‘유다’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북쪽 ‘갈릴래아’ 출신이라 아니라는 거다. 어리석은 군중이다. ‘하늘에서 오시는 분’을 인간의 계산으로 판단하기에. 일부 인사가 예수님을 지지하자 바리사이들은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라면서 호되게 꾸지람이다. 당시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라며 그들은 꾸짖듯이 니코데모마저 몰아 부친다. 그는 예수님께 호감을 갖고 있던 바리사이였다. 참 신앙인은 주님께서 보내시는 일꾼이다. 이 간단한 진리를 그들은 모른다. 어찌 주님께서 ‘장소’에 매달리실는지요? 이 빤한 사실을 그들은 아예 망각하고 있다. 신심 깊은 이들이 그렇게 ‘착각하고’ 있는 거다.

 

자신이 만든 종교를 믿기에. 사실 신앙은 신념이 아니다. 기술도, 전통도 아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따르는 행위이다. 그분의 말씀은 성경에도 있지만, ‘자연’속 곳곳에 있다. 바람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사랑할 줄 알아야 할 게다. 그래야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자연에 대해 아름다움을 느끼면 ‘성경의 향기’는 더 가까이 다가온다. 이를 모르면 ‘현대판 바리사이’를 어느 누구도 감히 극복할 수 없으리라.

 

그래도 니코데모는 핀잔에도 끝내 신중론이다. 솔로몬 이후 갈라져 대적했던 남과 북의 아픈 역사로, 메시아는 반드시 남쪽 유다 지방에서 나와야 한다는 확신이다. 훗날 이스라엘은 유다 지방을 중심으로 통합되었다. 따라서 당연히 그들은 자기네 지역에서 메시아가 나올 것이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이 편견과 욕심으로 그 많은 기적을 보고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거다. 신앙은 믿기에 그저 따르는 행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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