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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2 조회수1,283 추천수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6년 3월 11일 사순 제4주간 금요일
 
The one who sent me,
whom you do not know, is true.
I know him, because I am from him,
and he sent me.
(Jn.7,28-29)
 
 
제1독서 지혜 2,1ㄱ.12-22
복음 요한 7,1-2.10.25-30
 
어제 책을 읽다가 체코 프라하의 구 시청 건물에 있는 벽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중세 장인이 만든 천문시계인데, 시계 바로 위에는 네 개의 인형이 매달려 있습니다. 세 개의 인형은 각각 거울, 주머니, 기타를 들고 있는데, 다른 하나의 인형은 그냥 뼈만 있는 해골 인형이지요. 그리고 정시가 될 때마다 이 네 개의 인형이 일제히 움직입니다. 그렇게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고 하네요.

먼저 해골 인형이 아래위로 움직이는데 이것은 이제 죽음이 가까워졌으니 떠날 준비를 하라고 재촉하는 것입니다. 반면 나머지 인형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는데, 이는 “아니야, 아니야”라는 것이라네요. 즉, 거울은 아름다움과 사랑, 주머니는 돈, 기타는 음악과 즐거움을 상징하는데, 이렇게 좋은 것들을 세상에 놔두고서 왜 죽느냐고 “아니야, 아니야”라고 강하게 부정하는 것이랍니다.

이런 뜻을 담고 있는 인형들을 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 앞에 정시가 되면 모여든다고 합니다. 저 역시 이 앞에 섰었던 적이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강의 때문에 그리고 교포사목을 하고 있었던 동창신부를 만나기 위해서 체코 프라하에 두 번이나 갔었고, 그때마다 이 앞을 지나쳤고 직접 이 시계를 찍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뜻을 전혀 몰랐었고, 어제 읽은 책을 통해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지요.

당시에 이 시계의 비밀을 알았더라면, 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었다면 저 역시 시계의 숨은 뜻을 가슴에 새기면서 깊은 묵상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혀 알지 못했고 또 그런 노력도 하지 않았기에 그냥 단순히 과거의 물건 정도로만 생각하고 무심코 지나쳤던 것이지요. 남들은 한 번도 가기 힘든 곳을 두 번이나 방문했으면서도 그 뜻을 몰랐던 것은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 역시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님의 뜻을 잘 알고 계십니까? 가톨릭 교리나 성경, 미사 중의 강론, 특강 등을 통해 주님의 뜻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그냥 스쳐지나가는 말로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요? 일상의 삶을 통해서도 주님의 뜻이 계속 흘러넘치고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는 우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쁜 소식이라고 듣지만 전혀 기쁘지도 않고 설레지도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뜻을 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담겨 있는 주님의 뜻에 감동하고 이 힘을 통해 기쁘게 지금을 살아갑니다.

예수님을 죽이려했던 유다인들은 주님을 잘 몰랐습니다. 만약 하느님의 외아들이라는 앎이 있었던 그런 행동을 했을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예수님이 사회를 혼란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기에 제거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알고 따르는 사람은 어떠했습니까? 예수님과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기뻤고 행복했습니다.

주님을 알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알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참된 기쁨과 행복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남다른 보람을 기다리는 사람은 훔쳐온 플라스틱 꽃나무에 나비가 날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과 같다(이외수).


체코 프라하의 구 시청 건물에 있는 벽시계.

 


어느 수도원 원장님이 수도원 마당에 커다란 원을 그려놓고서는 수도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지금 마을을 다녀오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녀왔을 때, 원 안에 있으면 오늘 하루 종일 굶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원 밖에 있으면 당장 수도원을 떠나야 합니다. 참, 혹시라도 선 위에 서 있으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선 위에 있으면 하루 종일 맞을 것입니다.”

수도자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수도원을 나갈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원 안에 들어가 하루 종일 굶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요. 또 하루 종일 맞는 것도 견디기 힘드니까요.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낸 원장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우리에게 밥을 주기 싫어서 그런 것이라고, 우리를 미워하기 때문이라면서 불평불만이 계속 쏟아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 한 수도자가 벌떡 일어나더니만 이 원을 과감하게 지웠습니다. 그렇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원이 없으니 원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원 밖에 있는 것도 아닌 것이 된 것이지요. 원이 없어지니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 마음에도 이런 원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물질, 명예, 욕심, 미움, 그 밖의 다른 원으로 인해서 주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불평불만으로 가득했던 것이 아닐까요? 이 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원을 지우는 것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지울 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 원들을 지워야 분명히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 관심을 갖게 되고, 주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체코 프라하의 야경
 

일주일 간의 빠다킹 신부 일정

3/11(금) 11: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1(금) 15: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1(금) 18:00 신부님들과의 만남

3/12(토) 11: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2(토) 17:00 갑곶성지 주일미사

3/13(주일) 11:00 갑곶성지 주일미사
3/13(주일) 13:00 가족모임
3/13(주일) 17:00 갑곶성지 주일미사
3/14(월) 11:00 갑곶성지 평일미사(월요일은 미사만 있습니다)

3/15(화) 11: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5(화) 15: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5(화) 17:00 인천 부평4동성당 판공성사

3/16(수) 11: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6(수) 15: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6(수) 20:00 인천 간석4동성당 성체신심세미나 특강

3/17(목) 11:00 갑곶성지 평일미사
3/10(목) 15:00 갑곶성지 평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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