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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3 조회수1,912 추천수17 반대(0)

우리들의 만남과 우리들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주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제자를 한 명 맞이했습니다. 3개월 동안 열심히 스승님께 기술을 익힌 제자는 드디어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그는 그 동안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카락을 열심히 깎았습니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머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초보 이발사가 손님의 말에 아무 답변도 못하고 있을 때, 스승님이 웃으며 말합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긴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걸요.” 이 말을 들은 손님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습니다.

 

잠시 뒤에 두 번째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너무 짧게 자른 것 아닌가요?” 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아무 말도 못하는데, 스승님께서 말합니다. “짧은 머리는 긴 머리보다 훨씬 경쾌하고 정직해 보인답니다.” 이번에도 손님은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갔습니다.

 

세 번째 손님이 왔습니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머리 모양은 무척 마음에 들어 했지만, 막상 돈을 낼 때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에 스승님께서는 머리 모양은 사람의 인상을 좌우 한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머리 다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요.”라고 말했고, 세 번째 손님 역시 매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습니다.

 

네 번째 손님이 왔고 그는 이발 후에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참 솜씨가 좋으시네요. 겨우 20분 만에 말끔해졌어요.”라고 말합니다.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는데, 스승님께서는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손님의 바쁜 시간을 단축했다니 저희 역시 무척 기쁘군요.”하면서 손님의 말에 맞장구를 칩니다.

 

어떻게 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께서는 긍정적인 말을 통해서 손님이나 자신의 제자를 기분 좋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 주변을 보면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사람들에게 힘을 뺏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 자신은 과연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요?”

 

우리는 지금 사순 제 5주일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순시기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예수님 부활 대축일을 맞는 의미도 남다를 것입니다. 사순시기에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버릇, 낭비벽, 교만 등 자신의 악습을 버리면 좋겠습니다. 신앙인이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빛을 보지 못하고 어둠의 그늘 속에 갇혀 있다면 어둠의 자녀로 남습니다. 빛의 자녀답게 살아가는 참된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분노와 원망 그리고 미움과 증오는 과거를 보는데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용서와 사랑 그리고 화해와 평화는 미래를 보는데서 시작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부정한 여인의 과거를 보았습니다. 그녀의 행동과 그 결과를 보았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손에 돌을 들고 욱 하는 마음으로 예수님께 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녀 안에 있는 또 다른 모습과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한 때 그녀 또한 순수한 마음이 있었고, 그녀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죄 없는 분들이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예수님께로 돌아온다면, 예수님과 함께 한다면 그동안 내가 가졌던 명예, 자존심, 체면, 학력, 경험도 모두 쓰레기통에 넣을 수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이제 너희의 과거를 보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한다.”(1독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체험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나는 죽음을 겪으신 그분을 닮아,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죽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나, 부활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것을 얻은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차지하려고 달려갈 따름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이미 나를 당신 것으로 차지하셨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내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 달리고 있습니다.”(2독서) 바오로 사도의 이 말은 온전한 신앙고백입니다. 또한 우리들 모두를 초대하는 말입니다. 이제 우리들도 바오로 사도와 같은 열정으로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달려가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 달려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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