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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7 목/ 좁고 비뚤어진 틀에서 벗어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6 조회수1,550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순 5주 목 요한 8,51-59(16.3.17)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요한 8,55)



Before Abraham Was, I Am




 좁고 비뚤어진 틀에서 벗어나

우리가 계속해서 듣고 있는 요한복음의 말씀들은 예수님과 유다인들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어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8,51)이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합니다(8,52).

그들은 예수님께 이미 죽은 아브라함이나 예언자들보다 더 훌륭할 수 없다며 도대체 누구로 자처하느냐?”고 대듭니다(8,53). 이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신원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8,54.55).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믿지도 않은 채 더욱 분노하여 돌을 던져 그분을 죽이려 듭니다.

유다인들이 안고 있는 어리석음과 완고함이 혹시 우리 안에도 있지 않을까요? 가장 근원적인 그들의 문제는 그릇되고 편협된 하느님 이해와 신앙관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서 선택받은 민족인 자신들의 분이라 믿었습니다. 모든 이를 선으로 창조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런 왜곡된 하느님 관 때문에 그들은 치열한 사랑과 말씀에의 투신을 통해 하느님을 알아가고 순수하게 믿기보다는 구원과 축복이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라는 안이함에 빠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 왜곡된 신앙관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배척하고 신앙의 이름으로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점입니다.

우리도 이런 그릇된 신앙관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사랑에 대해 많은 말을 하고 선행을 하며 꾸준히 기도하면서도 실제로는 자기 틀 안에 갇혀 자신이 원하는 하느님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고정관념과 굳어진 습성, 폐쇄적인 마음의 울타리에 갇혀 오히려 주님을 그 틀 안으로 끌어들이려 하지는 않는지 성찰해 봐야겠습니다.

많은 봉사 활동을 하고 교회 안에서 좋은 일을 하면서도 자기 고집을 피우고 자기 방식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자신이 알고 있는 변변찮은 성경지식이나 교리 상식, 신앙생활에 대한 경험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입시키고 자기 생각을 관철시키려 들지 말아야 합니다. 유다인들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자녀임을 증명해주는 중요한 두 가지는 하느님을 아는 것과 그분의 말씀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안다는 것은 주님과의 깊은 친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의 생각과 마음을 깨닫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세상 지식이나 나 자신의 기준과 경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또 하나는 말씀을 실행하는 것을 보면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전 생애가 남김 없는 사랑의 여정이었듯이 우리의 삶도 말씀의 혼인 사랑을 실천하는 데 몰두하고 거기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실천도 내 방식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서 해야 합니다.

오늘도 비뚤어지고 좁은 하느님 관에 갇혀서 돌을 들어 예수님을 죽이려들었던 유다인들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고, 그분과의 깊은 친교 안에서 온 몸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거룩한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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