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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7 조회수1,732 추천수15 반대(0)

후배 신부님들과 대화를 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늘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사제 생활은 자유로워야 합니다. 사제가 자유로울 때 신자들은 그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마음껏 그 꿈을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1년이나 2년은 의무감이나 책임감으로 살 수 있지만 사제 생활은 평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쁘고 자유롭게 살아야 합니다.”

 

사제가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신앙인들이 기쁘게 살기 위해서는 한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을 오늘 성서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2가지의 이야기지만 주제는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에게 계명을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계명을 지키면 후손들을 번성하게하고,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늘어나리라고 약속하십니다. 그러면서 많은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당신의 말씀을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영원한 생명을 주시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계명을 지켰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께 돌을 던졌습니다. 물론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아는 것입니다. 실제의 삶에서 우리는 언제나 두 갈래 길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지키고 따르는지, 아니면 나의 생각과 나의 목적을 먼저 생각하는지.

 

꽃 한 송이를 바라 볼 때 보는 사람에 따라서 느낌이 다를 것입니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한 젊은이에게는 아름답게 보일 것입니다. 시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쓸쓸하게 보일 것입니다. 같은 꽃이지만 그 꽃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 달리 보이는 것입니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지만 그것은 많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식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의 관점입니다. 하느님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물리의 법칙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사랑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을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좋아합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예전에 보는 것과 다르다.”

 

사랑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분은 결혼하고 몇 년 후에 남편께서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성당에 가서 기도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깨어났습니다. 그러나 깨어난 남편은 몸은 깨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깨어난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말을 함부로 하고, 짜증을 내고, 던지는 그런 남편을 23년간 수발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남편만으로도 힘에 벅찬데 시어머니께서도 쓰러지셔서 한집에서 2명의 중환자를 돌봐야하는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도 10년 이상 돌봐드려야 했던 그 분은 왜 하느님께서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하느님 원망을 참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병중에 시어머니도 세례를 받아서 함께 묵주기도를 했지만 원망과 고통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어머니께서 마지막으로 그분의 품에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 정말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하느님 품으로 가셨고 조금 숨을 돌리나 했는데 이제는 본인이 암에 걸려서 큰 수술을 했어야 했습니다. 남편 복도 없었고, 시어머니 복도 없었는데 자신까지 암에 걸렸으니 정말 하느님께 대한 원망이 컸다고 합니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와서, 하느님께서 이렇게 많은 고통과 십자가를 주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 하신 말씀은 우리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의 이 말씀도 우리의 물리법칙에 따라서는 이해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의 관점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긴 겨울을 참아내며 꽃을 피워내는 나무처럼, 신앙인들은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의 꽃을 피워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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