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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침묵으로만 묵묵히 봉사한 요셉 성인 / 성 요셉 대축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9 조회수1,548 추천수5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은 요셉 성인을 기억하며 그의 삶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그러면서 예수님과 성모님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신 성인을 떠올리자. 주님의 천사의 명령을 따르며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의 보호자로서 자신의 삶을 헌신하기로 마음을 굳히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그의 깊은 인간적 고뇌의 시간이 있었으리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을 게다. 아마도 깊디깊은 긴 ‘침묵의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침묵과 관련해서는 독일 태생이지만 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명 지휘자인 카를로스 클라이버(Carlos Kleiber)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뮌헨 부근에 살았던 그는 주일에는 꼭 근처 작은 성당의 새벽 미사에 참여하였단다. 미사 참여자가 적어 미사 중에 음악이 없기 때문이라나. 음악가가 음악을 피했다는 게 이상하지만, 한편으로는 완벽한 음악을 추구하는 이는 오히려 침묵의 순간을 갈구하는 마음이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요셉 성인도 어쩌면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침묵과 인내의 시간을 가졌으리라. 우리도 아름다운 음악과도 같은 삶이 순간순간 피어나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침묵과 인내의 시간’을 품어야 함을 요셉 성인에게서 본받자.

 

이 요셉 성인에 대한 공경은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어 서방 교회에 보급되었다. 1870년 비오 9세 교황님은 성인을 ‘성교회의 수호자’로 선포하셨고, 1955년 비오 12세 교황님은 5월 1일을 ‘노동자들의 수호자 성 요셉 축일’로 제정하였다. 성인은 성모 마리아와 더불어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이다. 따라서 오늘은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이며 동정 마리아의 배필인 요셉 성인의 대축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이 세상에 보내시며 마리아와 요셉에게 맡기셨다. 성인께서는 이를 믿음으로 응답하였고, 이로써 구약에서 주어진 ‘하느님의 약속’이 이 땅에 실현되었다.

 

요즘 많은 아버지가 힘들어한다. 자녀들 교육비는 점점 늘어만 가는데 가정의 경제 사정은 전보다 더 어렵다. 직장에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젊은 이들이 자꾸 뒤쫓아 온다. 퇴직 후의 노후도 걱정거리이다. 그래서 아버지들의 시름은 늘어가고 주름은 깊어만 간다. 지치고 힘들게 살아가는 아버지들이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힘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상대방을 대할 때 상처 받지 않게 해 주고 배려하는 것, 그래서 어떤 불이익도 기꺼이 감수하고라도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떠안는 것, 이것이 요셉 성인의 모습이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가 가족에게 드러내야 할 참 아버지상이기도 하다. 모든 남성은 요셉 성인의 이런 모범을 배워야 할 게라.

 

사실 성인께서도 끊임없는 도전을 받으셨다. 같이 살지도 않은 마리아의 임신에 대한 그 배신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게다. 그녀를 돌에 맞아 죽게 할 수도 있었지만 끝내 성모님의 생명을 지켜 주셨다. 그리고는 마리아의 잉태가 그토록 믿어 왔던 하느님의 계획 하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꿈을 통해 깨닫는다. 마리아와 결별하고 새로운 이와 오붓한 가정을 꾸려 평범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이조차 허락하지 않으셨다. 성모님과 아기 예수를 끝까지 책임지게 하신 것이다. 그는 또 그 아기를 정말 비천한 곳에서 태어나게 하신 것을 감수해야 했고 어린 핏덩이와 산모를 이집트로 피신하라는 것을 기꺼이 받아 들이셨다.

 

너무나 무책임하게 보이는 그 하느님을 요셉 성인은 얼마나 야속하게 여겼을까? 그러나 성인은 이 모든 시련을 이겨 나가셨다. 성인께서는 이처럼 끝없는 도전을 받으면서 사셨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예수님과 함께 살아야 했기 때문일 게다. 예수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분의 뜻대로 사는 게, 어쩜 영생을 누리기 위한 ‘지상에서 감수해야 할 시련’이었으리라.

 

이렇게 요셉 성인은 성가정을 꾸리고 이끈 가장이었지만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겸손한 분이셨다. 성인은 단 한 마디 대꾸도 없으셨고 자신의 의견은 감히 어느 누구에게도 내비친 적이 없다. 그저 묵묵히 순종하셨다. 시련을 무던히 참으면서 성모님과 함께 ‘아름다운 성가정’을 끝내 지키셨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이며 동정 마리아의 배필인 요셉 성인의 대축일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야 할 게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날까지 성모님이 동정을 보전한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그렇지만 성인께서 성모님을 보호하며 도와준 일 역시 더 할 나위 없이 대단하다. 예수님 구원활동에 ‘침묵으로만 묵묵히 봉사’를 한 요셉 성인의 크신 도움이 자리하였음을 우리 모두는 깊이 되새기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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