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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20 주일/ 사랑을 위해 감수하는 고통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19 조회수1,516 추천수4 반대(0) 신고



주님수난 성지주일 루카 23,1-49 (16.3.20)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루카 23,46)


Palm Sunday - Jesus' Triumphal Entry into Jerusalem




 사랑을 위해 감수하는 고통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고난 받는 주님의 종’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온갖 모욕과 박해를 받아들이시고(이사 50,5-6),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8-9).

루카복음의 수난기는 예수님의 우리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잘 보여주며 그분의 정체성과 우리가 가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적대자들에 의한 박해와 고난, 제자들의 배반과 몰이해 가운데서도,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시고, 당신을 죽이려는 이들까지 용서하시며,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죄수의 영혼을 구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들의 권력과 탐욕을 채우기 위한 희생양을 원하는 적대자들의 손에 죽음을 당하심으로써 기득권자들의 폭력과 옛 체제의 모순과 거짓을 폭로하시고 사랑의 문을 활짝 여셨습니다. 하느님 스스로 사랑의 괴로움 때문에 당신 아들 예수의 죽음을 겪으심으로써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하신 것입니다.

이 사랑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의 정체성이 다름아닌 '사랑을 위한 고난받는 종'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사랑이신 하느님을 품고 고통과 절망 중에도 사랑하며, 사랑을 위해 악을 폭로해야 합니다. 어떤 처지에서든 하느님을 믿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애정 깊은 눈으로 바라보며 목숨바쳐 정의를 세우도록 힘써야 합니다.

우리는 고통 중에 ‘침묵’하시는 하느님을 느낄 때 괴로워 하며 심지어 하느님을 원망하고 멀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안에 머무는 사람은 고통 중에도 나의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사랑을 갈망합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힘이요, 연약한 우리가 연대하여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끄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듯이 온갖 고통을 견디어내고 심지어 죽음까지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들의 죽음까지도 허용하시면서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으신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배반할 때에도 사랑의 끈을 놓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고통 받을 때, 양심이 뒤틀려 죄를 범할 때, 당신을 조롱할 때 그 사람 안에서, 그 사람과 더불어 소리 지르시며, 그 사람이 자신의 곤경 속에서 끝내 침묵할 때까지 사랑으로 지켜주시고 함께 십자가를 져주십니다. 우리도 그렇게 사랑해야 합니다.

인간은 살아있기에 고통 받으며,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사랑하기에 인간이 고통 받는다면, 틀림없이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서 고통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랑 때문에 죽음까지도 받아들이신 하느님의 사랑이 고통을 이겨나갈 궁극적인 힘이 됩니다.

오늘도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신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형제에게 고통을 주고 불의와 차별을 방관하는 것은 하느님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동이요, 고통을 견뎌내는 것은 주님의 ‘수난의 사랑’에 동참하는 것임을 회상하고 새기는 날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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