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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22 화/ 사랑으로 추종하는 예수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2 조회수1,098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주간 화 요한 13,21-33(16.3.22)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요한 13,33)





 사랑으로 추종하는 예수님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배신할 유다와 베드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대목에서 예수님의 깊은 고뇌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지 성찰해보았으면 합니다.

죽음을 앞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13,21)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배반을 아시고 ‘마음이 산란하시어’(13,21) 몹시 고통스러웠음에도 우정의 표시로 ‘빵을 적셔주십니다.’(13,26) 배반한 유다가 회개하도록 사랑을 건네신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는 밤에 예수님을 팔아 넘겨버립니다. 어둠 속에 있던 그가 예수님을 따른 이유는 참 제자로서가 아니라 탐욕과 이기심 때문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 예수님은 진정 자신 전부를 바쳐 따르는 스승이 아니라 자기 이익을 채우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욕망을 통해 비추어 본 메시아의 허상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거부하고 끝까지 배반한 유다의 종말은 죽음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신 것을 보고서야 뉘우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마태 28,3-5). 그는 어둠을 택함으로써 어둠 가운데 머물렀으며, 생명을 거부함으로써 죽음을 맞았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13,33),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13,36) 하고 말씀하십니다. 곧, 예수님의 뒤를 따르려는 이는 누구나 자기 의지를 내려놓고, 자신을 온전히 내맡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13,37) 하고 장담하지만, 예수님의 예언대로 새벽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합니다(13,38). 예수께서 체포되시자 제자들은 모두 그분을 버리고 도망갔습니다(마르 14,50-51). 베드로가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 말은 진심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참된 사랑은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지요.

우리도 유다처럼 교만과 탐욕, 이기심을 끌어안은 채 예수님을 섬길 때가 있습니다. 베드로처럼 자신의 힘과 의지로 그분을 추종하려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엄청난 착각이요 영혼의 어둠과 죽음을 부를 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예수 추종은 오히려 그런 것을 모두, 그리고 철저히 버려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일시적인 감정이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몸짓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랑으로 그분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 추종은 내 힘과 의지, 그리고 물질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힘과 사랑으로만 가능한 것입니다.

오늘도 나 자신이 아니라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서 나의 의지와 교만한 마음을 비우고, 매순간의 수고로움과 불편함, 고통과 아픔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견디는 참 제자로 살았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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