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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회개 없는 후회는 절망뿐 / 성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2 조회수1,305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인’이란 죄를 전혀 짓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끊임없이 죄에 빠져도 매번 회개하여 새롭게 출발하는 이다. 그러나 배반자로 남는 이는 죄를 짓고서 후회는 하겠지만 회개까지는 하지 않는다. 하느님 사랑 안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용기를 갖지 못한 채 포기한 것이리라. 배반은 잘도 계산해 따져서 등 돌리는 것이리라. 별것 아닌 것도 이해타산에만 젖기에 갈라질 게다. 동물 세계에는 배반이 없다나. 인간만이 배신을 한단다. 그러기에 짐승만도 못하다는 심한 소리를 듣는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산란하시어 드러내 놓고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제자들은 어리둥절하여 서로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래서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고갯짓으로 그가 누구인지 여쭈게 하였다. 그가 다가가, “주님, 그가 누구입니까?”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하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빵을 적신 다음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요한 13,21-26 참조)’

 

예수님은 두 사람의 배반을 예고하신다. 바로 유다와 베드로이다. 우리는 유다를 배반자, 베드로를 성인(聖人)이라 한다. 차이가 무엇일까? 사실 베드로도 유다도 모두 다 잘못을 후회했다. 그런데 베드로는 후회로만 그친 게 아닌 회개까지 하였다. 그분을 모른다고 세 번 배반했다지만 사랑한다고 세 번 아니, 그 이상 고백했을 게다.

 

반면에 유다는 후회만 했지 회개하지 않았다. 그는 잘못을 깨달은 뒤 절망에 빠져 목숨마저 끊어 버렸다. 잘못한 줄은 알았지만 그 잘못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주님께서는 이미 그를 용서하려했으나, 유다 스스로는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유다의 배반은 베드로와는 동기에서나 결과로는 사뭇 다를 게다. 회개 못한 유다는 양심을 버린 너무나도 나약한 육신을 가진 이였다.

 

그의 배반이 돈을 위한 것이었는지, 또는 극단적 민족주의에 의한 그릇된 열정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도 배반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사실 우리 모두도 예수님을 배신하는 죄를 짓는다. 조금씩은 배반도 한다. 은혜를 잊고 도움 받은 것도 망각한다. 유다의 그 모습이다. 우리에게도 그의 모습이 없는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감사의 시선으로 보지 않으면 정말 별 볼일 없는 이로 전락할 게다. 자신 소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소침한 이도 마침내 자만하게 되리라. 그리하여 남의 것을 기웃거린다. 감사와 겸손만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 죄를 후회한 후 회개까지 이어지는지에 따라 성인도 된다. 믿는 이로 ‘겸손과 감사’의 삶을 살자.

 

사실 베푼 사랑에서 배신당하지 않으리라고 보장된 게 있을까? 더 많은 배신에도 베풀어지는 주님 사랑은 도대체 어떤 사랑일까? 우리는 유다와 베드로의 두 배신을 보았다. 유다는 왜 절망의 세계로 빠졌고 베드로는 회개할 수 있었을까? 그 선택은 우리의 마지막 자유의지로만 주어지리라. 일곱이 아닌 일흔일곱 번까지도 용서하시는 하느님 사랑이 영원히 보장된 우리는 그분만을 모시는 회개하는 참 신앙인이다.

 

그분께서는 배신할 마음을 품은 유다를 응징은커녕 더 큰 사랑으로 맞으셨다. 이 성 주간에 그런 자까지도 사랑한 예수님의 제자 사랑을 깊게 묵상해야 한다. 회개 못한 유다는 결국 수님 몸값 은전 서른 닢을 성전에다 던지고는 목매달고 죽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처절하게 회개하였다. ‘회개 없는 후회’로는 정녕 절망뿐인가 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베드로,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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