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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2 조회수1,428 추천수9 반대(0)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 잘 날 없다고 합니다. 조직이 커지고, 구성원이 많아지면 원래 추구하던 이상과 이념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생기곤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예수님의 제자들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하였지만 우리가 아는 것처럼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무서워서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말씀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일,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일, 이웃의 발을 씻겨주는 일, 친구의 잘못을 용서하는 일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생각은 달콤한 열매에 머물렀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환호, 놀라운 치유의 기적, 곧 다가올 하느님 나라에서 차지할 자리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집안의 어른들이 신학생 때부터 제게 들려주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사제직을 그만 두게 되면 현실의 삶에서 고생을 해야 합니다. 사제직을 그만두고 부유하게 살면 안 됩니다. 사제직을 그만두게 되면 현실의 삶에서 보속을 해야 합니다. 신자들로부터 받았던 기도를 보속으로 되갚아야 합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받았던 넘치는 은총을 가난한 삶으로 되갚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구원받을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이 무섭기도 했지만, 그래야 공평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배반을 보속하는 마음으로 살기 위해서는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처절한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안타깝지만 유다는 회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베드로는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비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회개한 다른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성령의 은사를 주셨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축복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오늘 우리는 민족들의 빛이 되는 사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람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누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지, 민족들의 빛이 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와 유다를 만나게 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3번이나 모른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배반하였습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율법학자와 대사제들에게 팔아넘겼습니다. 베드로와 유다는 똑같이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고, 예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베드로와 유다의 삶이 전혀 달라졌음을 알게 됩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배반하였으며 또한 희망을 버렸습니다. 희망을 버렸던 유다는 용서받을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유다는 쓸쓸하게 자신의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유다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을 배반하였지만 베드로는 절망을 버렸습니다. 마음 안에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자신의 죄를 뉘우쳤고, 통회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제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 용서를 받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앙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완벽하게, 깨끗하게 살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잘못과 허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잘못과 허물을 인정하고, 그것들을 정화시켜 주시는 하느님께로 우리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입니다. 절망을 버리고 희망을 간직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수 있으며, 그것이 신앙의 신비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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