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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유다처럼 완고함을 지닌 우리는 / 성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3 조회수1,095 추천수4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주간 성삼일 전례를 앞둔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하며 어떠한 운명이 기다리는지를 잘 아는지? 주님의 길을 따라 뒤로 물러서지 않고 인내하면서 꿋꿋이 걸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예수님을 팔아 내 뜻을 이루려 하고 있지는 않는지 자문해 보자. 그분의 길은 처음부터 십자가의 길이었다. 죽음을 맞게 되신 그분께서는 배반할 제자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지도, 당신의 억울한 죽음을 불행으로 생각하지도 않으셨다.

 

어느 기업 회장님이 타계하기 전에 종교에 대한 질문을 한 게 한 일간지에 나왔다. 그가 남긴 여러 질문들 가운데 하나는, ‘하느님께서는 왜 악인을 만드셨는가?’라는 것이다. 우리도 가끔 던지는 물음이다. ‘하느님께서는 왜 히틀러와 같은 악인을 만드셨을까?’ ‘예수님께서는 왜 유다와 같은 배신자를 제자로 삼으셨을까?’ 누구보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께서, 정녕 당신만을 사랑할 이만 만드셨다면 어떠했을까?

 

칼 만든 이는 그것으로 맛있는 음식 만들기를 바란다. 이렇듯 그 칼은 선한 마음 가진 이에게는 그의 바람대로 맛있는 음식 마련에 쓰일 게다. 그러나 악한 마음을 가진 이에게는 그 칼은 그의 마음 담기지 않은 채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 이렇듯 하나의 칼도 결국 사용자의 자유 의지에 따라 식칼로, 또는 살인도구로 사용되리라.

 

‘그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유다 이스카리옷이라는 자가 수석 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마태 26,14-16).’ 어떤 이는 유다의 배반을 두고 예수님의 죽음을 위해 유다가 어쩔 수 없이 배반자의 숙명에 놓였던 게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는 이미 구약에서부터 계획되었기에 유다 한 사람의 배반의 유무로 결정되는 게 아니었다.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는 모습에서 하느님의 계획과 인간의 자유로운 행동이 함께 엮여 있음을 본다. 유다가 자유롭게 행동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수님의 의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도, 그의 행동이 미리 예견되었다. 그의 행동은 예수님께서 “나의 때가 가까웠다.”고 말씀하실 때 완성되었다. 자유는 선물인 은총이지만, 이를 바로 사용하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에 응답할 때 얻어지는 열매이다.

 

예수님은 돌아가시기 전날, 제자들 가운데 한 이가 자신을 팔아넘길 것이라고 예고하신다. 왜 굳이 예고까지? 이는 그분께서 끝까지 유다가 스승이요 주님이신 당신을 배반하지 않기를 바라셨기에.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이 마음을 끝내 외면하였다. 그가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렸다면 그분을 시험도 않았을 게다. 예수님은 유다가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당신께 물었을 때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라고 대답하셨다. 배반하고 안하고는 너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암시하시는 거다.

 

그렇지만 그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넘겼다. 예수님은 왜 이런 유다를 제자로 삼아셨을까? 배신할 줄 뻔히 아시면서 발을 씻어 주시고 빵을 함께 나누셨을까? 많은 이가 이런 질문을 한다. 물론 예수님은 유다의 모든 것을 아신다. 그러나 사랑은 따지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란다. 제자를 부르실 때 따져 보고서 부르신 게 아닐 게다. 어쩌다 나중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한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부르신 것이리라.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을 남용한 유다는 결국 죄의 노예가 되었다.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자유 의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터득하자. 예수님께서는 유다에게 끝까지 회개하기를 바라셨지만 결국 그는 배반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도 주님 부르심을 받아 제자가 되었지만 자주 그분을 배반한다. 이 성주간에 과연 우리가 예수님 발치를 얼마나 충실히 따라다녔는지를 돌아보자. 아마도 ‘유다처럼 완고한 마음’을 지닌 자신 모습에 뉘우침과 부끄러운 죄의식이 스며올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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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성주간,유다,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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