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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 주님 만찬 성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4 조회수1,184 추천수4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은 주님 만찬 성목요일이다. 예수님은 당신 죽음이 다가왔음을 아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신다. 매년 보내는 ‘파스카 성삼일’은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신비를 기념하는 3일이다. 파스카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그들은 이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뒤, 허리띠를 두르고 쓴 나물과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를 떠나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나아갔다.

 

이 구약의 파스카는 신약의 파스카인 부활을 미리 보여 준 사건으로 이 축제는 그들만의 큰 축제가 되었다.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인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요한 13,3-4).’

 

이 만찬장에서 예수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을 위하여 그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 발이란 사람의 신체 가운데 가장 더러운 부분을 상징할 게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는 것은 희생적이며 겸손한 사랑으로 그들 안에 있는 가장 더러운 죄악까지도 깨끗이 치우시겠다는 의미이리라. 이는 마치 모세가 처음 하느님을 뵐 때에 신발을 벗어야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다. 말도 없이 그렇게. 억지로가 아닌 사랑으로. 제자들은 어쩔 줄을 모른다. 어정쩡하게만 발을 내맡긴다. 그렇지만 제자들은 느낌으로는 안다. ‘스승님께서 베푸시는 마지막 애정’임을 직감하면서 이게 사랑임을 가슴으로 체험한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제자들은 훗날 예수님의 이 모습을 실천할 게다. 그들은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리라. 정성이 담겼기에 감동을 안았다. 우리의 삶에 애정이 빠진다면 의미 없는 생활일수도. 그저 ‘하나마나한 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형식이 결코 감동을 일으키는 시대가 아니다. 진심과 애정만이 사람을 움직이고 바꾸어 줄게다. 그리스도의 몸을 정성껏 받아 모신 우리는 말과 행동과 표정에 그분 사랑을 담아야 한다. ‘복음 정신’이 베어든 전례는 언제나 은총이 함께한다.

 

그 은총이 없는 곳에는 감동도 없다. 예수님을 닮는 일이 형식에만 치우치고 있다면 반드시 반성해야 할 게다.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신 우리 아닌가! 예수님께서 성부 하느님께 건너가실 때를 아시고 제자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으로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시는 장면에서는 깊은 감동을 받고 오래 멈추어 선다. 구원의 신비가 섬김과 아낌없는 희생에 있음을 거듭 깨닫는다. 또한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시어 보여 주신 자비, 아니 우리가 얼마나 큰 자비를 받는지 진하게 느끼는 순간이다.

 

십자가의 죽음까지 받아들이시고 사랑으로 목숨을 내어 주시는 것에 비하면, 어쩌면 발을 씻어 주시는 예수님의 그 모습은 상대적으로 작은 일로 여겨질 게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마지막에 하신 그 일은 그렇게 발을 씻어 주시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ㄴ).’라고 말씀하시면서 새로운 사랑의 계명을 당부하시는 것이다. 제자들에게 명하신 것은 아주 단순한 바로 그것,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다. 당신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이를 사랑’하자.

 

이것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요한 13,1)하신 방식이다. 죽기까지 자신을 내어 놓으신 그분 사랑은 그분 몸을 받아 모신 우리 안에서 새롭고 영원한 존재의 시작이 될 게다. 그리고 그 가장 완벽한 표현은 바로 작은 이 돌봄이다. 이를 교회를 통해 온 세상에 구원의 신비로 널리 선포하자.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를 사랑하자. 이것이 ‘새 계명’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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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성목요일,파스카,세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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