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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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만찬미사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4 조회수3,560 추천수12 반대(0)

2년에 한번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고, 운동을 꾸준히 했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자선을 베풀고, 긍정적으로 살았다면 건강검진은 나의 건강을 확인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 과식과 과음을 일삼고,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면 건강검진은 공부를 하지 않고 맞이하는 시험과 같을 것입니다.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살았다면 건강검진은 두려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원망과 분노로 마음에 상처가 있다면 몸도 상처를 입기 마련입니다.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있다면 나의 몸도 원활한 신진대사를 하지 못하고 있기 마련입니다. 건강검진이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건강검진을 받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수도자와 사제성소가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사회가 급속하게 고령화 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도 고령화 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에게 교회의 벽이 너무 높다고 합니다. 가난한 지역보다는 부유한 지역의 신자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대지를 마련하고, 건축을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는 신자들도 늘어나지만 교회를 떠나는 신자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신앙생활의 기준인 주일미사 참례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서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모두들 바쁘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할 시간도 없는데, 함께 기도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더 큰 병원에서 종합 진단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비만, 혈액순환 장애, 소화불량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파스카의 성삼일은 교회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처방전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1년 중에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성삼일의 첫날을 시작합니다.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는 오늘 주님의 만찬 미사를 봉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의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저녁을 드셨는데, 그것이 바로 최후의 만찬입니다. 이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빵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 내어줄 내 몸이다.” 또한 포도주가 든 잔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신 다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너희와 모든 이의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해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의 원형이고, 미사의 시작입니다. 초대교회의 제자들은 바로 예수님의 이 말씀을 잊지 않았고, 예수님의 이 말씀을 따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진정한 이유를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통해서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아기에게 하는 일이요, 종이 주인에게 하는 일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희생과 봉사입니다.

 

이제 우리가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다는 것은 남을 지배하고 억누르고, 권위를 내세우고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기꺼이 봉사하고 사랑하라는 주님의 뜻을 따른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만찬미사입니다. 모든 이를 품어주셨고,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을 주셨으며, 스스로 수난과 고통을 감수하셨던 예수님이십니다. 끝까지 믿어주며 하느님께 대한 열정과 확신으로 고난의 길을 묵묵히 가셨던 주님이십니다. 그런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희생을 우리도 배워야 하겠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예수님의 그 사랑을 배우며, 우리들 또한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씻어주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던 예수님을 따라, 우리도 함께 성체조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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