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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수난 성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5 조회수3,801 추천수11 반대(0)

 

오늘 빌라도가 예수님께 묻습니다. ‘진리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러 왔습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해서 몸 바치게 하십시오.’ 요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습니다.’

 

진리와 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수학의 공식, 물리학의 법칙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공식과 법칙은 무질서하게 보이는 자연에서 질서를 보게 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의 흐름과 원인을 파악하게 합니다. 그래서 인류는 문명과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진리와 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신화, 이념, 신념입니다. 이것은 약하게 태어난 인간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 줍니다. 이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나가게 합니다. 이것은 지금 처한 고통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이것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여 공동체를 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돈이 진리인 사람이 있습니다. 명예가 진리인 사람이 있습니다. 자존심이 진리인 사람이 있습니다. 성공이 진리인 사람이 있습니다. 권력이 진리인 사람이 있습니다. 내 가족의 건강과 편안함이 진리인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진리를 위해서 살아갑니다.

 

신앙인에게 진리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입니다. 세상의 가치와 기준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사다리를 타고는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자비로운 마음을 지녀야 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이,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이, 자비를 베푸는 이,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이,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나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표징 그리고 삶입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병든 이들을 치유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사람들은 절망에서 희망을 보았고, 슬픔에서 위로를 받았으며, 또 다른 세상을 보았습니다. 율법학자와 달리 새로운 권위를 보여주신 분입니다.

죽었지만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죄, , 죽음으로부터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님을 믿는 것입니다. 죽음은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임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회를 창설한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믿고 알아서 구원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을 사용함에 있어서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유익하면 받아들이고,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유익하지 않으면 버릴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부유함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건강보다 병약함을 택할 수도 있고,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고난의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 언덕을 올라 십자가에 매달리시어 숨을 거두신 성 금요일예식을 할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들 생의 한 가운데서 가장 부끄럽고, 가슴 아팠던 순간들을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어떤 분은 친구를 배반했던 일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어떤 분은 부모님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주었던 일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지위와 힘을 이용해서 약한 이를 괴롭히고 짓밟은 일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어떤 분은 다른 이에게 자신의 잘못을 전가했던 일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어떤 분은 남편밖에 모르는 아내 모르게 다른 여인에게 눈길을 주었던 일을 떠올릴지 모릅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날들의 기억 중에서 꼭 용서를 청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저 역시도 짧은 사제의 길을 걸으면서 동료사제와 함께 살던 수도자와 더불어 사는 교우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많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성금요일 전례를 함께 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모른다고 이야기하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베드로를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를 생각합니다. 나는 또다시 그 옛날 베드로처럼 유다처럼 예수님을 모른다고, 아니 예수님을 팔아넘기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늘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상의 죽음을 생각하며, 우리가 또 다시 주님께 모욕을 드리고, 조롱을 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오늘 우리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보라 십자나무 세상 구원이 여기에 달려 있네. 모두 와서 경배하세그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깊은 경배를 드립니다. 십자가 위에 계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 일어나 갑시다.’ 비록 그 길이 십자가의 길이라고 해도, 그 길이 외로움의 길이라고 해도, 그 길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해도, 그 길이 죽음의 길이라고 해도 함께 하자고 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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