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5 조회수1,223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6년 3월 23일 성주간 수요일

 

 

Surely it is not I, Lord?

?

 

제1독서 이사 50,4-9ㄴ
복음 마태 26,14-25

 
저는 미사의 강론을 시작하면서 항상 제 자신을 먼저 소개합니다. 본당이 아니어서 처음 갑곶성지를 방문하신 분들은 저를 처음 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갑곶순교성지 전담신부인 조명연(마태오) 신부입니다. 그리고 혹시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안에서는 ‘빠다킹신부’라는 별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인터넷 안에서 제 글이 참 많이 돌아다닙니다. 또 인터넷 안에 글을 쓴 지가 벌써 16년째나 되었기 때문인지 제가 썼던 글을 인용하는 다른 분들의 글 역시 종종 만나게 됩니다. 또 제 글을 매일 보시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만 오천 명 가까이 되는 카페 회원들, 그리고 각종 SNS를 통해서 퍼지는 제 글을 보면서 저를 아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의 예상과 달리 ‘빠다킹 신부’라고 하면서 ‘무슨 말이야?’라는 표정을 짓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많이 아실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매 미사 때마다 깨닫습니다. 글은 어떻게든 한 번은 보셨겠지만 관심이 없으면 제 이름과 별명을 굳이 알 필요가 없을 것이고, 그래서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을 아느냐 모르냐가 결정됩니다. 어쩌면 주님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님께서 강조하셨던 사랑의 말씀은 이천 년 이상 세상 곳곳에서 흘러넘쳤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니 사랑이라는 큰 계명보다는 내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데 더 급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주는 풍요와 호화로움에 더 큰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가운데 하나가 당신을 배반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제자들은 모두 근심에 빠집니다. 그러면서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배반할 유다 역시 묻습니다. 그런데 그의 질문에서 드러나는 호칭은 제자들과 다릅니다.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그에게 예수님은 이제 주님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인간들 중의 하나인 ‘스승’일 뿐이었습니다. 하느님을 배반한 것이 아니라 단지 나약한 한 인간을 배반한 것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기위해 이렇게 말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관심이 이제 주님에서 멀어졌다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인 것입니다.

이제는 주님께 대한 관심을 다시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주님께서 참된 행복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그 행복은 채움에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비움에 그 참된 행복이 있음을 강조하셨지요. 어떤 경제학자는 행복이 ‘소유’를 ‘욕망’으로 나눈 것이라고 말합니다. 소유가 늘어나면 행복하겠지만, 욕망이 크다면 소유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야 행복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채움의 행복으로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입니다. 그에 반해 욕망이 작다면 소유가 적다고 해도 그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움의 행복으로 주님께서 강조하신 행복이었습니다.

비움의 행복을 강조하신 주님께 대한 관심을 더욱 더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훨씬 쉽게 행복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흥미롭지 않다.


갑곶성지의 예수님상.


질문 바꾸기(‘좋은생각’ 중에서)

일본 대학생 고바야시는 몇 달 치 집세가 밀려 마지못해 핫도그 먹기 대회에 도전했다. 반드시 우승해야 했던 그는 전 대회 영상을 보며 참가자들이 별다른 전략 없이 무작정 핫도그를 먹는 걸 확인했다.

고바야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핫도그를 먹을까?”라는 그들의 질문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질문을 이렇게 바로잡았다.

“어떻게 하면 핫도그를 더 쉽게 먹을 수 있을까?”

질문을 바꾸니 문제의 해결법도 달라졌다. 그는 실험을 거듭해 핫도그를 쉽게 먹는 방밥을 찾았다. 우선 핫도그와 빵을 분리하고, 한 손으로 소시지를 먼저 먹으면서, 다른 손으로 빵을 물에 적셨다. 물에 식물성 기름을 타기도 하고, 먹으면서 뛰고 꿈틀거리기도 해 봤다.

온갖 실험을 통해 핫도그를 먹는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아낸 그는 기존 기록의 두 배가 넘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챔피언이 되었다. 12분 동안 무려 50개의 핫도그를 먹은 것이다. 그 후 여섯 차례나 우승했다.

질문을 바꾸면 이렇게 문제의 해결을 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관점을 바꾼다는 것이지요. 관점을 바꾸기 때문에 더 쉽게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 역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을 무작정 나의 모든 것을 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주님의 전지전능하심이 바로 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관점을 맞추면 어떨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때로는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가 흔들리는 치아 뽑는 것을 무서워하고 아파한다고 가만히 두는 부모가 있을까요? 나중에 덧니 생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싫다면서 울고불고 하는 아이의 뜻을 무시하고 흔들리는 치아를 과감하게 뽑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때로는 아프고 힘든 일도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고통과 시련 역시 주님의 사랑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세상 삶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넓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봄을 맞이해서 잔디를 새로 깔았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