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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26 토/ 어둠에서 빛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5 조회수1,143 추천수4 반대(0) 신고



부활 성야 루카 24,1-12(16.3.26)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루카 24,5)



The Resurrection of Jesus

 



 어둠에서 빛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되어

따뜻한 대지의 기운이 하느님의 생명을 회상하도록 초대하는 아름다운 시절입니다. 이 밤 우리는 힘겹고 답답한 우리네 삶의 현실 깊숙한 곳에 빛을 밝히는 주님 부활의 신비를 찬미하며 희망의 불씨를 되살립니다.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미리 보여 주는 이스라엘의 파스카는 사실 희망의 발견입니다. 삶에 지친 이스라엘은 모세를 통하여 중개되는 하느님의 손길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홍해가 갈라짐 역시 또 하나의 희망의 표지였습니다. 그 어떤 절망과 난관 앞에서도 앞을 가로막는 바다를 갈라주시는 주님의 손길은 이스라엘에게 희망의 표지였습니다. 파스카는 광야의 목마름, 배고픔, 지침, 외로움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옮아감, 죽음에서 삶으로, 종살이에서 자유살이에로 옮아가는 희망의 표지였습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파스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희망의 등대’로 다가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죽음이 곧 새로운 삶의 시작이요, 또 다른 창조요 영원한 삶에로 건너감이며, 죽여도 죽지 않는 생명임을 보여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활과 죽음이 하나임을 반드시 죽음을 거쳐야만 부활에 이를 수 있음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이 부활의 신비를 바로 여기서 재현하며 살아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먼저 부활이 시공을 초월한 어떤 신비스런 사건이나 육신의 소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절망과 고통, 폭력과 탐욕 그 어떤 것으로도 죽일 수 없는 하느님의 생명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주님의 부활을 굳게 믿어야 하고 모든 삶이 거기에 뿌리내려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나 자신에 대해 죽고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죄악과 허물, 탐욕, 무관심, 소극적인 태도, 편협한 마음, 미움, 증오 등을 무덤에 묻어버릴 때 참 부활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무덤을 비우시고’ 되살아나신 것은, 우리의 허물, 죄악 등을 받아주시겠다는 사랑의 표지요, 버려야 살 수 있음을, 죽어야 살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또한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힘으로 연대하여 죽음의 문화에 맞서야 합니다. 남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고, 남의 짐을 지며, 남을 위해 죽지 않고서는 결코 부활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될 것입니다(로마 6,8). 영원히 사는 길은 그것뿐입니다.

부활은 ‘오늘’, ‘나’에게서 ‘우리’ 안에서 재현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분과 더불어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나의 모든 일과 다른 이들을 ‘다시 새롭게 보도록’ 힘써야겠지요. 그리고 무관심과 냉대, 가난과 고통 중에 살아가며 부활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심어주고 주님의 사랑을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주님의 부활은 우리 인간을 영원과 빛과 맺어주는 ‘신앙의 다리'입니다. 부활은 하느님과 우리를, 하늘과 땅을, 너와 나를, 가난한 이와 부자를, 죄인과 선한 이를, 약자와 강자를 이어주는 '사랑의 다리'입니다. 우리 또한 미움을 사랑으로, 다툼을 용서로, 분열을 일치로, 오류를 진리로, 불신을 믿음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어둠을 빛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바꿔주는 “창조의 다리”가 되어야겠습니다.

나아가 불의와 억압에서 정의와 해방에로 건너가는 “해방의 다리”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또한 편견과 아집과 이해타산에서 벗어나 관대함과 경청하는 마음과 자신을 건네주는 “내어줌의 다리”로 살았으면 합니다. 우리에게 희망이 되어주시고 생명의 다리를 놓아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나의 변화된 삶을 통하여 부활을 삶으로써 세상에 빛이 되도록 합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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