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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십자가에 대한 단상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6 조회수2,408 추천수11 반대(0)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용서해 주시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 이 분이 당신의 어머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에게 당신의 교회를 부탁하십니다. 사도에게는 어머니를 공경해 주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으로 갈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에라도 회개하면 자비를 베푸시는 예수님입니다. ‘주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십자가의 고통은 그토록 심한 것이었습니다. ‘목마르다.’ 주님께서는 온 몸으로 고통을 받아들이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십자가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맡겨 드립니다.’ 예수님의 순명을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저 자신 개인적으로 보면 지난 97년 경제위기 때 형이 사업에 실패하여 부모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형이 사업이 잘 될 때는 자랑스럽기도 했고, 만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형이 사업에 실패하고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형의 작은 허물들이 크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만나는 것도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형도 나와 피를 나눈 형제이기 때문에 제가 담당해야 하는 일들을 기꺼이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히 제가 져야할 십자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의 십자가가 아닌 다른 이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는 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도 지기 싫어하는 세상인데, 그것도 가능하면 다른 이에게 넘기려는 세상인데 자신의 십자가는 당연히 지고, 타인의 십자가를 지고가면서도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는 사람들을 봅니다.

 

헌혈증을 가져오면 국밥을 무료로 주시는 아저씨가 있습니다. 그 헌혈증을 모아서 어린이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쓴다고 합니다. 한 번도 만난 적도 본적도 없는 이들을 위해서 국밥을 나누어 줍니다. 어떤 택시기사 분은 동네에 장애인을 위해서 10년 넘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병원에 갈 때, 고향에 갈 때, 시장에 갈 때 휠체어를 트렁크에 담고, 장애인을 모시고 항상 다닌다고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인데도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혼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리고, 빨래 해드리고, 머리도 손질해 드리고, 음식도 장만해 드리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가 자신의 다리가 절단된 사람도 있습니다. 물에 빠져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하다가 자신은 목숨을 잃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을 보면 타인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는 물론 타인의 십자가까지 기꺼이 지고 가는 분들을 보면서 작은 십자가조차도 힘겨워 하고 불평하는 저의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 주고 멍에를 풀어 주어라.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려라.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 주고,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 주며, 제 골육을 모르는 체하지 마라. 그렇게만 하면 너희 빛이 새벽 동이 트듯 터져 나오리라. “(이사 58, 6-9)

십자가는 선택 사항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의무 사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에 함께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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