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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7 조회수1,624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년 3월 27일 예수 부활 대축일

?They have taken the Lord from the tomb,
and we don’t know where they put him.

(Jn.20,2)


 

제1독서 사도 10,34ㄱ.37ㄴ-43
제2독서 콜로 3,1-4
복음 요한 20,1-9?

 

 

주님의 부활하심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순시기와 성주간을 보내면서 얼마나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셨습니까? 이 기쁜 소식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우리 모두 힘차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며칠 전에 한 자매님으로부터 결혼식 주례를 부탁받았습니다. 그런데 제 시간이 맞지 않아서 도저히 주례를 설 수가 없어서 정말로 미안한 마음으로 거절을 했지요. 그러면서 어디에서 결혼을 하는지를 물었더니만 예식장에서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결혼하는 신랑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오는 하객들이 복잡한 전례에 너무 지루해하기 때문이랍니다.

예식장에서 결혼식 주례를 꽤 많이 서 봤습니다. 성당에서는 미사만 1시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지만, 일반 예식장에서는 사진촬영까지 다 마쳐도 40분을 넘지 않더군요. 1시간 단위로 예식이 있기 때문에 길게 할 수 없다면서 예식 전에 담당자가 와서 “신부님, 예식을 30분 이상 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라고 미리 이야기해 줍니다. 저도 빨리 끝나니 좋기는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신랑신부에게도 좋은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순간인데 그렇게 해치워버리는 식으로 지나간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더군요.

아무튼 혼인미사 자체를 지루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참을성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미사 시간이 1시간만 넘어도 지루해하는 표정을 넘어서 화가 잔뜩 난 표정을 짓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성체만 영하고서는 곧바로 나가시지요.

우리 주님께서 수난과 죽음을 당하셨던 것 역시 사람들의 참고 견디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최후의 만찬 이후 밤늦게 게세마니 동산에서 잡히신 후에 밤새 문초를 당하셨던 예수님, 그리고 그 다음 날 오후 3시에 십자가 죽음을 당하십니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죽음이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참고 견디지 못하지 못하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정작 참아선 안 될 중요한 것은 한심스러울 정도로 잘도 참고 견딜 때가 많습니다. 사랑, 봉사, 희생, 나눔 등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참고 견디어 냅니까?

주님께서는 사흘 만에 곧바로 부활하셨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판단을 내리려고 할 즈음 주님께서는 부활하심으로 인해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셨습니다. 참을성 없이 판단하고 단죄하는 그 모습이 잘못 되었음을 당신의 부활을 통해 세상에 환하게 보여주십니다.

중요한 사랑, 봉사, 희생, 나눔, 기쁨 등의 긍정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참지 말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나 판단, 단죄, 미움, 죄로 기울어지는 마음 등등 참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참고 버틸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렇게 하라고 오늘 부활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화장품은 새로운 것을 언제나 찾아내는 활발한 정신이다(메리 앳킨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곳에서의 미사.


갑질

결혼식장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진사가 왕인 것 같더군요. 이래라, 저래라 하는데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고 다 따라합니다. 심지어 양가 어르신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찐한 스킨십을 요구하고 또 이를 그대로 따라합니다. 참 이상했습니다. 사진사가 이 신랑신부에게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받는 입장인데, 소위 ‘갑질’이라는 것을 행하는 모습에 기분도 상했습니다. 하긴 결혼식 당일에 사진사를 바꿀 수도 없는 입장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그대로 할 수밖에 없겠지요. 이 모습을 보면서 세상살이가 다 이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요즘 선거철이라 뉴스에서도 선거 이야기라 가장 먼저 등장하고, 또한 여기저기 선거 유세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다 하나같이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고 말합니다. 뽑아만 준다면 온 맘을 불살라서 정말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당선되고 나면 달라지는 것이 그들의 모습입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이것이 바로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을 받는 입장인데 이제 주인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일까요? 점점 더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누구를 뽑아도 그놈이 그놈이다.’라고 하실 뿐입니다.

주님께서는 갑질을 하시지 않습니다. 세상의 주인인데도 말이지요. 오히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우리 역시 그 모습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중요한 한 가지는 힘 있는 자에게는 낮은 자의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심하게 꾸짖으면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힘 있는 자에게는 엄격하셨고, 힘없는 자에게는 너무나도 관대하셨던 주님. 그 주님께서 부활하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데 우리는 그 반대로 행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부활을 기쁘게 맞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갑질 말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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