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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매일 복음 묵상- 송영진 모세 신부-(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갈릴래아로 가라 』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7 조회수1,055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2016. 3. 28. 월)(마태 28,8-15)

 

<갈릴래아로 가라.>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은
당신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흥분 상태에 있는 여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여자들은 무덤에 예수님의 시신이 없는 것을 발견했고, 천사를 만났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천사의 말을 들었습니다(마태 28,1-7).
여자들은 당황하기도 했고, 놀라기도 했고,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런 여자들을 진정시키고,
이제부터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지시하십니다.

 

예수님 부활의 첫 증인들인 여자들이 해야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1)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고, 자기들이 예수님을 직접 만났다는 것을 증언하는 일.
2) 갈릴래아로 가라는 예수님의 지시를 사도들에게 전하는 일.

 

갈릴래아로 가라는 예수님의 지시는 두 가지 뜻으로 해석됩니다.
1)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신 곳으로 가서, '새롭게' 다시 시작하라는 것.
2) 이제부터는 이방인들을 상대로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

 

(갈릴래아로 가라는 지시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라는 지시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해방신학 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해석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하지만,
복음은 가난한 사람들만을 위한 복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복음입니다.
그리스도교는 계급투쟁을 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1)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신 곳에서 예수님을 만난다는 것은
지상에서 활동하신 예수님과 부활하신 예수님이 같은 분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뜻이고,
예수님과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과 예수님의 부활을
완전히 이해하고 믿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도들이 선포하게 되는 복음은,
예수님의 부활 전의 복음과는 조금 다르게 됩니다.

 

부활 전의 복음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였습니다.
그런데 부활 후에는 이 복음에 예수님의 부활 소식이 추가됩니다.
오순절 때의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보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먼저 증언한 다음에
예수님을 믿고 회개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사도 2장).

 

2) 갈릴래아로 가라는 것은 예루살렘을 떠나라는 뜻이고,
이것은 이스라엘을 떠나서 온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루카복음을 보면, 예루살렘에서부터 복음 선포를 시작하라고 지시하시고,
또 성령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으라고
지시하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루카 24,49).
이것은 마태오와 루카의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고, 전승의 차이일 수도 있는데,
어떻든 예수님의 지시는
이스라엘을 떠나서 온 세상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마태 28,19).

 

"여자들이 돌아가는 동안에 경비병 몇 사람이 도성 안으로 가서,
일어난 일을 모두 수석 사제들에게 알렸다.
수석 사제들은 원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한 끝에
군사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말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 갔다.`
하여라.'(마태 28,11-13)"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과 안 믿는 사람들의 '동선'은 반대 방향입니다.
여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기 위해서,
또 예수님의 지시를 실행하기 위해서 움직이는데,
안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부정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믿는 사람들의 '동선'은 하느님 방향이고,
안 믿는 사람들의 '동선'은 하느님을 거스르는 방향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지키고 있던 경비병들은,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서
무덤 입구를 막은 돌을 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마태 28,2).
그들은 그것을 보고 두려워서 까무러쳤으니(마태 28,4)
천사가 여자들에게 한 말은 듣지 못했을 텐데,
그래도 자기들이 본 것을 사실 그대로 사제들에게 전했을 것입니다.

 

사제들의 반응을 보면 경비병들의 말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안 믿었다면 경비병들을 크게 꾸짖었을 것입니다.)
경비병들의 말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무덤에 하느님의 어떤 힘이 작용했음을 믿는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현장에 가서 확인해 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런데도 사제들은 경비병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시킵니다.
자기들이 예수님을 죽인 죄를 덮으려고 다른 죄를 더 지은 것입니다.

 

경비병들이 처벌 받을까봐 두려워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사제들이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제들은 자신들이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음을 계속 의식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진실을 계속 감추고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생각했을 것이고,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많은 사제들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는 말이 있습니다(사도 6,7).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제들 가운데 수석 사제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의 예루살렘 사제단이 크게 흔들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들은 거짓말로 진실을 덮으려고 했지만,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별로 없었고,
결국에는 그들 자신들이 진실의 힘 앞에 굴복했습니다.

 

복음서 저자는 사제들과 경비병들의 음모를 어떻게 알고 기록했을까?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제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을 가능성이 큰데,
그 음모에 가담한 사람 수가 적지 않았을 테니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복음서 저자는 왜 이런 이야기를 기록했을까?
예수님의 부활은 사실이고, 진실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부정하려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모습에서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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