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9 조회수3,234 추천수14 반대(0)

주님의 부활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때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 착각이 우리를 웃게도 합니다. 어느 날 한 아가씨가 길을 걷는데 길가에 불량스러운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아가씨는 조심해서 그 길을 지나가려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불렀습니다. “야 일루와바!” 그런데 아가씨는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이렇게 들었습니다. “야 날라와바!” 아가씨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날개처럼 펴서 불량스러운 학생들을 향해서 날아가는 모습으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그 아가씨가 미친 줄 알고 모두 도망갔다고 합니다. 착각이, 착각을 불러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주님의 부활에 대해서도 우리는 우리식대로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 주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먼저 나타나셨는가! 예수님께서 사랑하셨기 때문에, 여자들이 말을 잘 하기 때문에 부활의 소문이 빨리 퍼지도록 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돌아봅니다.

 

예전에 캐나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커피를 마시면 컵에 경품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는 자매님과 커피를 마시면서 평소처럼 제 것이 당첨이 되면 가지시라고 말을 했습니다. 될 리도 없고 된 적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날 그분이 제가 마신 컵을 가지고 열어보면서 말을 하는 거예요. 자동차 나와도 저 주는 거예요? 저는 그럼요! 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컵 말린 부분을 여는데 그분 표정이 변하는 겁니다. 보통은 ‘Please try again.'이라고 나오는데 처음 글자가 ’W'인 겁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조금 이상하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더 이상해지더라고요. 정말 자동차가 나오면 어떻게 하나! 신부가 되가지고 반씩 나누자고 할 수도 없고 짧은 시간이지만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결국 ‘Win coffee'라고 되어 있더군요.

 

커피의 경품은 나의 마음을 그렇게 흔들어 놓았는데, 예수님의 부활은 정말 나를 완전히 딴 사람으로 만들 정도로 흔들어 놓는지 생각하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기쁨과 영광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꼭 해야 할 어떤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성삼일을 지내면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묵상하고 그 의미를 내 삶에 받아들이기 보다는 아! 올해도 주님의 부활이 지나갔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였습니다. 주님의 부활이 그렇게 나에게 의미 있고, 그렇게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큰 사건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후에 복음을 선포하고, 어떤 고통과 두려움도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제 그들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명도, 재산도, 명예도, 욕심도 다 버렸을 때,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느끼고, 만날 수 있었습니다. 10개월 동안 엄마의 몸속에 있는 아이에게 탄생은 어쩌면 죽음과 같은 두려움과 고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탯줄에 연결되어 매일 아무 수고 없이 양식을 받아먹고, 엄마의 몸 안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지내는 아이에게 세상은 그렇게 자유롭고 편안한 곳이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의 몸에서 나와야 하고, 나오지 못하면 결국 아이도 엄마도 위험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먹여주고 지켜주던 탯줄을 끊어야만, 엄마의 몸에서 나와야만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죽음과 같은 체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탄생이라고 말을 합니다.

 

일상의 삶에서 우리를 속박하는 것들을 끊어 버릴 수 있다면, 주님 부활의 의미를, 주님 부활의 기쁨을 보다 진실 되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주님의 영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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