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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복음 묵상(생활성서사) - 남창현 신부(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부활 축제 내 토요일>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02 조회수1,943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6.04.02 (토)




2016/4/2 - 마르코 16장 9-15절
그래서 그들이 돌아가 다른 제자들에게 알렸지만 제자들은 그들의 말도 믿지 않았다.

신부님이 되면 왜 괴팍해지실까?

얼마 전 신학생 시절 봉사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원장 수녀님을 우연히 성탄미사를 봉헌하는 자리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원장 수녀님은 15년 만의 만남인지라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시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시더니 기억이 난다며 반기셨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옛 추억을 회상했습니다. 당시 수녀님은 함께 봉사 활동하던 우리 신학생들을 무척이나 예뻐하셨는데 한번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학사님일 때는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왜 신부님이 되면 다들 그렇게 괴팍해지실까.’ 수녀님의 말씀에 우리들은 박장대소를 했고 속으로 ‘나는 설마 그렇게 되진 않겠지’ 자신만만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은 흘러 이제 15년 전 신학생이던 나는 가고, 지금 여기 사제로 11년째 살아가고 있는 내가 있습니다. 과연 수녀님은 그날 저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을까요. 혹시나 그 세월 속에서 저 역시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해 듣고도 끝까지 믿지 못했던 복음 속 제자들처럼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제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15년 전의 어린 제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 저를 빤히 쳐다보는 것만 같아 괜스레 부끄러워지는 하루였습니다


남창현 신부(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내 안에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마음이 점점 더 커지는 건 아닌지 성찰해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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