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02 조회수3,181 추천수14 반대(0)

공자는 동양의 현인입니다. 그분은 제자들과 함께 仁義禮智의 세상을 열고자 하였습니다. 세상에는 전쟁, 폭력, 살인이 있었고, 사람들은 가난하고, 굶주리고, 병들어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진 마음으로 서로에게 자비를 베풀고, 인간다운 품격을 유지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분은 현실의 삶에서 그런 세상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분의 책과 사상은 동아시아의 삶과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서울의 4대문에서 그 영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동대문의 이름은 흥인지문(興仁之門)입니다. 이는 곧 인()을 크게 일으키자는 뜻입니다. 서대문은 돈의문(敦義門)으로 의()를 돈독히 하자는 뜻입니다. 남대문은 숭례문(崇禮門)입니다. ()를 숭상하여 예의지국(禮儀之國)을 만들자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북대문은 홍지문(弘智門)으로 백성들로 하여금 선악(善惡)을 가리고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넓히도록 하자는 뜻입니다.

인의예지의 중심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기에 종로에 보신각(普信閣)을 만들어서 종이 울리면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공자는 제자들과의 대화에서 믿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은 초가집에 모여서 저녁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날은 자공이 식사 당번이었습니다. 평소에 자공을 시기하던 안연이 자공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스승님에게 먼저 드리지 않고, 자공이 먼저 밥을 입에 넣었습니다. 안연은 그 모습을 보고 공자에게 가서 이야기 합니다. 자공은 예의가 없습니다. 스승님에게 먼저 드리지 않고, 자신이 밥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자공을 불러서 물어보았습니다. 왜 나에게 주지 않고 먼저 밥을 먹었느냐? 자공이 대답하였습니다. 스승님께 드리려고 밥을 푸는데, 천정에서 검불이 떨어져서 밥에 묻었습니다. 검불을 버리다가는 밥도 버릴 것 같아서 같이 먹었습니다. 자공의 이야기를 들은 공자는 안연에게 이야기 합니다. 사람을 믿는 것도 어렵지만 의심하지 않는 것은 더욱 어렵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말을 믿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죄인이었던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을 믿을 수 없었고, 자신들보다 못한 것 같았던 다른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을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제자들에게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믿는 것도 어렵지만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 더욱 어렵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 있으셨습니다. 배반한 제자들을 야단치시고, 십자가에 매달았던 군인들을 처벌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던 군중들에게 나 이렇게 멋지게 부활하였다.’라고 보여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절망 중에 있던 제자들, 다시금 예전의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제자들, 두려움 때문에 어깨를 움츠리고 있던 제자들이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예전처럼 활기차게 하느님의 뜻, 기뿐 소식을 전하는 모습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나타나셔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셨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는 함께 하시면서 성경에 나타난 뜻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가슴에 차오르는 뜨거운 것을 느꼈고, 빵을 함께 나눌 때 그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패배자로 고향으로 돌아가던 제자들은 이제 희망을 가슴에 품고, 다시금 치열한 삶의 자리로 전진하였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께서는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인사를 하십니다. 제자들은 이 한마디의 위로로 용기를 얻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십자가는 이제 영광의 표징이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손으로 만져봐야만 믿겠다는 토마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그의 불신앙을 책망하지 않으시고 받아 주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토마야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참으로 복된 자이다.’ 토마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완전히 주님께 의탁합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이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을 체험한 제자들은 담대하게 주님을 전하였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부활하신 주님을 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선포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우리로서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을 기쁘게 실천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이 날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고 춤들을 추자!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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