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복음 묵상(생활성서사) - 남창현 신부(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03 조회수1,159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6/4/3/일/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
요한 복음 20장 19-31절


예수님의 상처와 나의 상처

‘만약 예수님께서 오늘 바로 내 눈앞에 실제로 나타나신다면?’ 엉뚱하긴 해도 신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상상을 하곤 합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이런 저런 질문을 해보거나 아님 증명을 해보라고 요구하겠지요.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말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믿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증거로 당신의 몸에 있는 다섯 상처, 오상을 보여 주십니다. 그리고 그 상처를 목격한 후에야 제자들은 지금 앞에 계신 분이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믿게 되고 기뻐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그 상처들이라는 것이 세상적 관점에서 볼 때는 철저한 배신과 굴욕, 완전한 실패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라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꼭꼭 숨겨두고 싶은 그런 상처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누구라는 사실을, 다른 것이 아니라 당신의 상처를 열어 보이심으로 증명하십니다. 예수님의 상처야말로 예수님 그분이 아니시면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그분의 완전한 사랑의 결과였으니까요.
우리 안에 있는 상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기억의 언저리에 밀쳐놓았지만 수시로 떠올라 나를 괴롭히는 지워버리고 싶은 내 안의 상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처들이야말로 어쩌면 나라는 존재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온전한 나의 역사, 나의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내 안에서 제거되어야 할 무엇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더 끌어안고 받아들여야 할 가장 나다운 것 말입니다.

남창현 신부(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 월간 생활성서 2016년 4월호 '소금항아리'에서
*내 안의 상처를 나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