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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3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10 조회수1,083 추천수10 반대(0)

지난번 사제연수에서 이단에 빠졌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범한 젊은이였고, 신앙생활을 하던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절박감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이야기 할 친구나 이웃이 없었습니다. 성당은 친목과 친교의 장소는 되었지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성당에서 성서의 말씀을 함께 묵상하고, 공부할 수 없었습니다. 사제들은 늘 바쁜 것 같았고, 미사를 봉헌하는 것 말고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영적인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였습니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와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열면 성서에 대한 공부를 함께하고, 이제 곧 종말이 다가오니 함께 준비하자는 말은 큰 위로가 되었고, 새로운 열정에 눈을 뜨게 하였습니다. 젊은이들은 새로운 체험을 하였고, 자신들의 체험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종말의 때는 오지 않았고, 학업에 소홀하게 되어 성적은 바닥을 치고, 직장에서는 업무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 변한 젊은이들을 걱정하는 가족들과는 담을 쌓게 되고, 집을 나가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그 조직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듯이 영적으로 병이든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상담을 하고, 다시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봉사자들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젊은이들과 상담을 하면서 그릇된 교리에 빠진 친구들을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매님께서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를 하였습니다. 교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지원을 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많은 신자분들이 구원에 대한 확신이 없습니다. 성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잘 포장된 성서의 이야기와 친근한 접근은 아주 쉬운 포섭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초대교회부터 이단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자리에 또 다른 구원자를 모시게 하는 것입니다. 이제 곧 종말이 다가오니 세상과는 담을 쌓고, 자신들만의 비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교주를 위해서 희생하고, 모든 것을 바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심판하기를 원하시지 않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서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날과 그때는 하느님께서 정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종말을 팔아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사람들의 속임수에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놀라운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쁜 바이러스나 세균이 우리의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면역체계를 가동해서 바이러스와 세균을 몰아냅니다. 바이러스와 세균을 없애는 것은 우리의 몫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면 얼마든지 물리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걱정할 필요도 근심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앙생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면역력을 키우면 이단을 만나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단에 물든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이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성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좋은 서적을 읽어야 합니다. 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도움과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주변을 보면 우리의 면역력을 키워줄 곳들이 있습니다. 성서 못자리, 성서 백 주간, 청년 성서모임이 있습니다. 주보를 보면 많은 피정과 교육이 있습니다. 구역모임, 레지오, 성가대, 전례단과 같은 모임이 본당에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말라버리고, 버려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담당사제로 있는 복음화 학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1단계부터 5단계의 과정을 통해서 복음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라 삶이며 실천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 줍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하신 말씀이 제게 하신 말씀 같습니다. ‘가브리엘 나를 사랑합니까? 그렇다면 내 양들을 잘 돌보십시오.’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에 여러분들의 세례명을 넣어보시면 어떨까요? 복음을 전하는 것은, 양들을 돌보는 것은 우리들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사명이고,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처음 먹었던 마음이 너무도 자주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사제가 되었을 때는 매일 기도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성사를 최선을 다해서 집전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처음 먹었던 마음은 타성에 젖고, 습관처럼 지나치게 되곤 하였습니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그 사람이 생각보다 유능하고, 부유하면 나의 태도는 더 친절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 사람이 겉보기 보다 가난하고, 능력이 없으면 처음 가졌던 느낌이 줄어들곤 하였습니다. 사람을 보기보다는 그 사람의 겉모습과 능력,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하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대하곤 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의 능력을 떠나서, 나의 외모를 떠나서, 나의 성공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처음처럼 저를 사랑하시는데 저는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처음처럼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을 따라, 우리도 우리가 가졌던 신앙을, 우리가 만났던 소중한 이웃들을 처음처럼 간직하고 사랑했으면 합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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