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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아주 잠깐입니다!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12 조회수1,952 추천수13 반대(0) 신고


 

아주 잠깐입니다!

 

 

봄이란 참 특별한 것 같습니다. 마치도 신기루처럼, 어쩌면 한 자락 아지랑이처럼 홀연히 왔다가 홀연히 사라져갑니다. 전국 산천 어디서나 지천으로 피어나던 그 많던 꽃들이 한 줄기 바람에 작별인사를 고하고 있습니다. 그 아쉬운 마음을 한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선운사에서’, 최영미 시인)


 

떠날 순간이 되자 아무런 미련 없이 낙화하며 온몸으로 작별인사를 고하는 꽃들 앞에 많이 부끄럽더군요. 찰나의 순간이라 할지라도 꽃들은 저리도 충만한 시절을 보냈는데, 그 짧은 순간 동안 그 누구에겐가 형언 못 할 큰 위로를 선물로 주었는데하는 마음에 말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며 드는 또 한가지 생각입니다. 사실 우리가 이 지상에서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뭐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잠시의 기쁨, 잠시의 설렘, 잠시의 기대감, 잠시의 행복, 잠시의 희열...


 

중요한 것은 잠시라는 것입니다. 지상의 모든 것들이 지닌 보편적인 특징이 잠시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는 건강도 잠시, 모든 것이라 여겼던 재물도 잠시, 영원할 것이라 여겼던 사랑도 잠시그 어느 것 하나 영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네 인생 여정 안에 꽃이 활짝 피는 순간도 잠시, 삶의 절정기 역시 잠시입니다. 어느새 세월은 흐르고, 청춘도 가고, 사랑도 가고, 목숨 걸고 쌓아 올린 성공의 탑도 허물어집니다. 결국 우리 앞에 남는 것은 얼마간의 추억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다양한 측면의 결핍과 비참, 상실과 죽음과 벗하는 것, 결국 우호적이지 않은 현실을 그저 견뎌내는 것입니다.

 

 

이런 우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해보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별의 별 노력을 다해보지만 그 무엇 하나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세상의 좋은 것들, 휘황찬란한 것들, 눈길을 확 끄는 것들에 몰두해보지만 그것 역시 잠시뿐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오늘 주님께서는 참으로 큰 위로와 힘이 되는 한 말씀을 건네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입니다.”(요한복음 634)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네 인생, 참으로 순식간입니다. 돌아보니 우리네 삶이란 것이 눈 깜박할 사이에 영사기처럼 흘러갑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습니다. 아무리 기를 써도 세월을 되돌려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고맙게도 이런 우리에게 희망으로 다가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바로 주님이십니다. 그분으로 인해 우리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청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분과 함께하는 우리 인생은 언제나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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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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