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12 조회수1,750 추천수10 반대(0)

어릴 때, 아버님께서는 제게 바둑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바둑을 배우면서 바둑의 용어도 알게 되었습니다. ‘포석, 행마, 끝내기, 소탐대실, 대마불사, 전투, 눈목, 날일, , , 귀곡사, 되먹임과 같은 용어입니다. 처음에는 아버님께서 이기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아버님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초보자의 눈에는 검은 돌과 하얀 돌만이 보일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배우고, 상대방의 집을 삭감해야 하는 것도 배우고, 작은 곳을 내주면서 큰 곳을 차지해야 하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것은 바둑의 묘미입니다. 상대방의 실수로 위기를 벗어나는 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입니다.

 

새로이 개업을 하는 의사가 의욕적으로 이렇게 선전을 하였다고 합니다. ‘고치지 못하면 치료비의 다섯 배를 물어주겠습니다.’ 이 선전을 보고 욕심이 난 사람이 병원을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자 의사가 간호사에게 이야기 합니다. 22번 처방을 가져오세요. 간호사는 22번 약을 환자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을 마신 환자가 이야기 합니다. ‘이건 휘발유잖아요?’ 그러자 의사가 이야기 합니다. ‘입맛을 찾으셨네요.’ 억울한 환자는 다음날 또 병원에 와서 이야기 합니다. ‘저는 이제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자 의사가 간호사에게 이야기 합니다. ‘22번 처방 가져 오세요.’ 그러자 환자가 이야기 합니다. ‘그건 휘발유잖아요?’ 의사가 이야기 합니다. 이제 들리시네요. 환자는 다음 날 또 찾아왔습니다. 이제 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자 의사가 할 수 없군요.’라고 말하면서 그동안 치료비의 다섯 배를 드린다고 하면서 처음 치료비만 주었습니다. 그러자 환자가 이야기 합니다. ‘이것은 다섯 배가 아니잖아요?’ 그러자 의사가 이야기 합니다. ‘이제 제대로 보이는 군요웃자는 이야기지만 의사는 알파고를 졸업했고, 환자는 세돌고를 졸업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것도 등급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은 視眼입니다. 물론 이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봄에 피어나는 꽃을 보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어린아이의 미소를 보는 것입니다. 잘 보는 것도 큰 행복입니다. 사물의 행간을 읽어내는 智眼입니다. 봄에 피는 꽃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는 것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세상의 기준을 찾는 것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서 자유를 느끼는 것입니다. 어린아이의 미소를 보면서 퇴색된 나의 삶을 반성하는 것입니다. 세상과 사물의 존재이유를 깨닫는 慧眼입니다. 인류의 발전은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의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졌음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구라는 작고 외로운 곳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는 것입니다. 온 우주는 원자, 분자의 모습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욕심을 내기 보다는 양보하고, 소유하기 보다는 존재의 모습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나라, 영원한 생명, 구원은 靈眼있어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모세가 주었던 만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겨자씨에 숨겨진 하느님 나라를 보는 것,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는 것은 더 큰 열매를 맺는 과정임을 보는 것,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보는 것,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또 다른 세상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스테파노는 바로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청했습니다.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나병환자였던 시리아의 장군 나아만은 엘리사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강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너무 쉬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아만은 하녀의 이야기를 들었고 결국 강물에 몸을 담갔으며 나병은 깨끗하게 치유되었습니다. 세상의 것들 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자주 기도하며, 성사생활을 통해서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나 그렇게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를 믿는 사람들은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하늘에서 왔다.’ 사도들은 예수님을 믿었고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세상에 나가 전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면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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