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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진정성 있는 영성적 선택을 위하여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13 조회수1,077 추천수9 반대(0) 신고

 

 

진정성 있는 영성적 선택을 위하여

 

 

지금 우리는 참으로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길고도 어두운 터널을 이제 그만 빠져 나가기 위해서, 인간 본연의 고귀함과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 거대한 구조적 악령의 시달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신앙인으로서의 진정성 있는 영성적 선택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입니다.


 

다른 어느 순간보다도 영적 식별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지연이나 혈연, 학연이나 좁은 안목에 사로잡힌 선택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종교 지도자도 중요하지만 정치 지도자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우리 앞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숱한 과제들을 완벽히 해결해줄 정치인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입니다. 역사상 그 어떤 명 정치인도 100이면 100! 모두를 만족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목청 터져라, 자신이야말로 해결사요 메시아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도 나도 다 하느님 앞에 측은하고 부족한 한 인간 존재일 따름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기본이 갖춰진 사람을 뽑아야겠습니다. 국민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겠습니다. 어느 정도 인간 성숙을 이룬 사람을 뽑아야겠습니다. 우리 사회 뒤쳐진 사람들도 따뜻하고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관대한 사람을 뽑아야겠습니다.

 

 

마치도 뒷골목 조직폭력배들처럼 처신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두고두고 후회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윤리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지녀 자기 한 몸 다스리기도 힘겨운 사람이 우리들을 대표해서도 안되겠습니다. 국민을 자기 새끼발가락에 낀 때보다도 하찮게 여기는 안하무인인 사람을 뽑아서는 안되겠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복음적 지도자를 선택해야겠습니다. 만일 그토록 원하던 직분이 주어졌을 때, 그 직분을 하느님께서 어깨에 얹어주신 십자가로 여기는 사람, 그 직분은 오직 국민들을 위한 형제적 봉사에 있음을 잊지 않는 사람을 선택해야겠습니다.


 

한 자리 올라 앉기만 하면 큰 착각과 오류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권한을 자신의 두 손에 넣었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물리적인 힘으로 생각합니다. 아랫사람을 내리누르는 통솔의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배려와 존중의 수단이 아니라 강압적 통솔과 지배의 도구로 사용합니다.


 

참으로 큰 착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누군가에게 티끌만한 권한이라도 주어졌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라고, 좀 더 봉사하라고, 그들을 좀더 성장시키라고 부여하신 도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권위의 행사가 파괴적이지 않고 건설적이기를 바라십니다. 강압적 일방통행이 아니라 이성적, 논리적 상호적이기를 원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위로부터의 권위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권위를 행사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오늘 제게 주어진 작디 작은 권위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왜 아무것도 아닌 제게 이 권위를 부여하셨을까? 답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께서 그러하셨듯이 양떼들 앞에서 무릎을 꿇으라고 고단한 인생길에 상처 나고 부르튼 양떼들의 발을 깨끗이 씻어주라고, 그들의 발에 입을 맞추라고

 

 

결국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정치인들이 그토록 목숨을 다해 얻으려는 권위의 배경은 겸손이고 봉사라는 것, 사랑과 헌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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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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