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4.16 토/ 사랑으로 기억하고 삶으로 고백하는 신앙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15 조회수1,305 추천수5 반대(0) 신고



부활 3주 토 요한 6,60-69(16.4.16)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사랑으로 기억하고 삶으로 고백하는 신앙

예수님께서 당신의 살을 먹고 피를 마셔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시자,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이를 거북스러워하며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습니다(6,66). 이제 예수님을 믿는 이들과 믿지 않는 이들로 갈립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은 제자들에게도 끊임없는 도전을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6,63)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6,67) 하고 물으시면서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심과 동시에 항구한 믿음을 갖도록 격려하십니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6,68)라고 고백합니다. 곧 예수님만이 삶의 길이요 가야할 방향이며,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갖고 계시기에 그분의 말씀을 생명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그가 예수님 곁에 머물기로 한 것은 그분의 말씀이 합리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으며 우리는 오늘도 어제처럼 또 내일도 304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합니다. 이 참사를 빚어낸 인간의 탐욕과 인간 생명을 소홀히 대하는 무책임하고 비정한 권력의 죄악성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럼에도 죄 없이 죽어간 영혼들과 가라앉은 배를 통해 생명의 고귀함과 인간 가치의 숭고함을 되살리며 십자가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세월호가 담고 있는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더 슬픈 것은 거기에 동조 또는 묵인하고 경제논리를 앞세워 ‘이제 그만하자!’는 신앙인들을 보는 것입니다. 정치이념에 휘둘리고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고귀한 창조물인 인간 생명에 무관심한 바람개비 신자가 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비록 가진 것도 힘도 없이 어려운 처지에서 살아갈지라도 베드로와 같은 신앙고백과 진실과 정의를 향한 결연한 결단과 선택이 필요합니다. 거대한 자본과 진실을 덮으려는 권력의 거짓되고 추한 모습 앞에서 신앙인다운 삶의 고백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인간보다 물질과 돈을 조금이라도 더 소중히 여기고 거기에 기생하는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다운 품위를 지켜야겠지요.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을 가장 귀하게 여기며 더불어 행복해지는 구원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어주셨던 예수님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영혼을 흐리게 하는 수없이 많은 유혹과 세상의 가치와 불의 앞에서 ‘생명의 빵’이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분을 선택하는 정신 똑바른 우리였으면 합니다. 그분의 말씀 따라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진실하게 살아가며, 모두의 선(善)을 위해 불의에 맞서는 삶의 신앙고백을 하는 참 제자가 되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