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27 조회수1,290 추천수11 반대(0)

조 규만 바실리오 주교님께서 원주교구 교구장이 되셨습니다. 어제는 교구청에서 조촐한 송별식이 있었습니다. 내일 명동성당에서 감사미사를 드리고, 원주로 떠나십니다. 오랜 동안 정들었던 서울교구를 떠나, 새로운 교구로 가시는 주교님께서 영육 간에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교님과는 많은 일을 함께 하였습니다. 서 서울 지역 교육 담당 업무를 하면서 주교님의 일을 도와 드렸습니다. 주교님께서는 보좌신부가 올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고, 제가 하는 일을 믿고, 지지해 주셨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사제들이 만나기를 청하면 다른 일들을 뒤로 미루시고, 만나주셨습니다. 사제들의 친교를 위해서 산행, 성지순례, 체육대회를 함께 해 주셨습니다. 본당에 방문할 일이 있으시면 늘 한 시간 전에는 오셨고, 성당에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교황 방한 준비 위원회를 총괄하시면서 제게는 영성분과 일을 맡겨 주셨습니다. 교황님의 방한이 단순히 보여 지는 행사가 되기보다는, 신앙생활에 영성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셨습니다. 기도문을 제작하고, 자료집을 만들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홍보 영상물을 만들었습니다. 주교님과 함께 할 때면,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샘이 깊은 물처럼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셨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면 해결해 주셨습니다.

 

늘 그러셨던 것처럼, 주교님께서는 원주교구에서도 깊은 샘물이 되실 것입니다. 교구의 사제들과 신자 분들에게 사랑과 기쁨의 샘물을 듬뿍 나눠 주실 것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되실 것입니다. 힘들고, 지친 이들이 주교님의 나무 그늘에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삶의 4가지 고통을 이야기 합니다. 만난 사람은 언젠가 헤어지기에 고통이라고 합니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기어이 만나는 것도 고통이라고도 합니다. 원하는 것들을 모두 이루지 못하는 것도 고통이라고 합니다. 내 마음을 내가 알 수 없는 것도 고통이라고 합니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그런 고통을 겪기 마련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라면 그런 고통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먼 길을 떠나는 친구를 축복해주고, 남겨진 이들을 사랑으로 도와주는 것은 기쁨입니다.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것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특권입니다. 떨어지는 꽃이 있어야 알찬 열매가 맺어집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의 신비입니다. 내안에 있는 거짓된 자아를 벗어 버리고, 주님의 도우심으로 참된 자아를 만나는 것은 은총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관습과 율법은 중요합니다. 그것이 조직을 강하게 하고, 하나로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포도나무는 가지에 끊임없이 양분을 전해 줍니다. 가지를 나무라거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잘라버리지 않습니다. 다음 해를 위해서 기다려 줍니다. 그리고 다시 양분을 전해 줍니다.

 

율법과 관습, 규칙과 질서로 묶여지는 신앙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 인내와 관용으로 묶여지는 신앙이라 생각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