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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29 조회수2,150 추천수11 반대(0)

사제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제게 피정은 타볼 산과 같았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 말씀 드렸습니다. ‘주님 이곳에 천막을 지어서, 주님과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피정 중에 강의를 듣고, 기도를 하고, 산보를 하고, 동료 사제들과 대화를 하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천에 핀 철쭉은 저의 눈을 즐겁게 하였습니다. 저수지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는 물고기를 보았습니다. 피정이 이렇게 좋은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내년의 피정을 기대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체 삶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피정의 주제는 사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맺은 계약이었습니다. 계약은 상대방에게 원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모든 피조물과 평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지켜 주시는 것입니다. 쓴물을 단물이 되게 해 주시고,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주시고, 바위에서 샘물이 나게 해주시고, 젓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해 주시는 것입니다.

 

사제로 살면서 한 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교회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이것이 본당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입니다. 그러나 피정을 지도하는 신부님께서는 다른 기준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인가?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런 기준이 있기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하게 보이는 일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제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공동체는 서로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나누어주는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승자 독식의 자본주의가 아니었습니다. 억지로 모든 것을 나누어주는 공산주의도 아니었습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들을 나누어주는 균등주의였습니다.

 

피정 중에 읽은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신앙으로 잉태되었습니다.

세례를 통하여 재생의 삶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교리와 교훈으로 젖을 먹고

생명의 빵으로 자라납니다.

우리는 거룩한 생활로 어른이 되며

지혜와 혼인을 합니다.

우리의 자녀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유산과 재물은 하느님 나라의 복된 생활입니다.

우리가 거처할 곳은 하느님 나라이며

우리의 끝은 죽음이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하는 영원한 삶입니다.”

 

피정 중에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참된 행복을 알려 주셨고, 새로운 계명을 가르쳐 주셨고, 희망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고, 받기만 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지 못했고,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불행한 것 같았지만, 사랑을 하셨기에 부활의 영광을 얻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사랑을 하는 사도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도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먼 길을 기쁜 마음을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복음을 전하던 사도들은 자신들이 가졌던 특권을 기꺼이 포기하였습니다. 사랑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사도들은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여라. 우리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하신 것처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참된 사랑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까지도 사랑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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