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4.30 토/ 세상을 거스르는 신앙인의 품위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4-29 조회수1,139 추천수7 반대(0) 신고



부활 5주 토 요한 15,18-21 (16.4.30)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요한 15,19)



"I have chosen you out of the world, the world hates you."





세상을 거스르는 신앙인의 품위

예수님께서는 충만한 기쁨과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성부께서 당신을 사랑하시고 당신이 목숨 바쳐 우리를 사랑했듯이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사실 우리는 거기에 구원과 행복이 있음을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러나 그 길은 환난과 박해, 세상의 유혹과 반대를 직면하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으니 문제입니다.

우리의 소명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진리와 정의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런데 몰이해와 반대, 증오가 칡넝쿨처럼 뒤얽혀 있어 사랑을 방해하고 기쁨과 행복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가치에 따른 대조사회에 속한 사람들로서 세상가치와 전혀 다른 사랑의 역설을 몸으로 살아내야만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15,19) 예수님께 속한 우리는 세상이 무시하는 하느님의 선과 진리, 사랑과 정의를 추구하기에 세상의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심판의 대상이자 구원의 대상이기도 하기에 그런 세상의 한복판에서도 예수님을 증언해야 합니다.

예수님께 속한 사람이라면 그분께서 가르치신 진리와 온몸으로 보여주신 사랑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사랑의 질서와 선택은 어정쩡한 ‘중간 지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들은 어떤 어려움과 비난과 고통이 뒤따른다 하여도 그 본질적인 가치를 지켜내야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인다운 품위이겠지요.

오늘 우리 한국사회를 보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이 정치 이념에 예속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언론은 진실 보도와 동떨어진 채 정권 비호에 앞장서느라 바쁩니다. 자본가들은 어떻게든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재화를 이용하여 강력한 힘을 행사하려 합니다.

경제 논리를 앞세운 무분별한 개발과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이 수많은 서민들은 인간다운 삶의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익을 추구하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신앙마저 팽개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그 어떤 것도 하느님 윗자리에 두거나, 세상의 가치와 재화를 하느님의 진리와 선보다 더 중요시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또 돈과 권력의 우상에 사로잡혀 하느님께서 가장 소중히 여기신 ‘인간의 존엄성’을 헌신짝처럼 짓밟는 이들을 향하여 침묵하는 것은 얼마나 비겁한 일입니까.

우리는 돈과 재물을 좀 더 소유하겠다는 탐욕과 더 인정받고 싶은 명예욕의 노예가 되어 세상과 타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치이념을 앞세워 신앙도 존엄한 인간성도 무시하는 불쌍한 인간이 되지 말아야겠습니다. 불의와 맞서지 않고, 거짓 앞에 ‘아니오’를 말하지 않고 소극적 침묵이나 방관을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오늘도 어떤 시련과 박해가 있고 오해와 비난을 받는 일이 있어도 공동선과 존엄한 인간성, 생명이 숨 쉬는 생태환경과 경제 정의를 위해 예수님께 속한 사람다운 선택과 행동을 하는 품위 있는 우리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