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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웃 안에 계시는 예수님 /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05 조회수921 추천수5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시간’이라는 말은 그리스 말로 두 가지로 표현된다. 하나는 ‘크로노스(Kronos)’로서 인간의 시간이다. 근심의 시간은 인간의 것으로서, 내가 생각하고 내가 결정하는 것이란다.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Kairos)’로서 하느님의 시간이다. 기쁨의 시간은 주님의 것이고 그분께서 결정하는 것이란다. 인간 시간에 살면 종종 근심과 걱정에 시달리나 주님의 시간에 살면 시련이 닥치더라도 그것들은 곧장 사라지게 될 게다.

 

우리는 아직도 세상의 시간에 머문다. 그래서 늘 근심하면서 불안해한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주님의 시간에만 머물라신다. 그러면 근심은 이내 사라지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단다. 참된 기쁨을 누리려면 우리의 뜻과 생각, 결정을 접고 주님 뜻과 생각에 일치하며 주님의 시간 속에 사는 것일 게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말한 것을 서로 묻고 있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한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것은 기쁨으로 바뀌리라.”(요한 16,19ㄴ-20 참조)

 

‘조금 있으면’과 ‘조금 더 있으면’이라는 표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지금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어서 든든하고 행복하며 은혜로울 게다. 그러나 이 시간은 잠깐이리라. ‘조금 있으면’ 예수님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그들은 든든함 대신에 불안을, 행복 대신에 불행을, 은혜 대신에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불안과 불행, 고통도 역시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있으면’ 예수님을 다시 볼 것이기에. 그때는 어려움은 사라지고 바로 든든함이 이어질 게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이는 그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할 게다. 반대로 고통을 겪는 이 또한 그것이 조금 더 있으면 필경 사라지게 될 것임을 분명 알아야 한다. 그러니 조금 있으면 사라지게 될 것을 두고 행복감에 젖을 필요도 없고, 조금 더 있으면 사라지게 될 것에 절망할 필요도 없다.

 

우리 신앙인은 상실의 시간을 이겨 기쁨을 되찾은 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커다란 기쁨만을 바란다면, 기쁨을 맛볼 감수성도 잃을지도 모른다. 비록 작은 기쁨일망정 이 모두가 다 하느님의 뜻이려니 하고 매순간 감사할 줄 알아야만 할 게다. 이러한 가운데 이웃과 함께하는 하느님이 주시는 큰 기쁨을 담을 그릇으로 차츰 바뀌리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에 참여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셨다. 우리 삶의 수난과 십자가를 넘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때, 우리 마음은 기뻐 뛰게 되리라. 우리는 어지러운 이 시대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존재지만, 바로 그 안에서도 작은이를 만나야 할 게다. 이런 이웃을 만나는 이는 ‘이웃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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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크로노스,카이로스,행복,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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