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05 조회수1,225 추천수11 반대(0)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직장인들에게 연휴는 반가운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친구들과, 이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저도 이번 연휴에 지인들과 함께 속초엘 다녀오려고 합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처럼, 잠시 자연 속에서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여행에는 준비물들이 필요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라는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사제가 되면서 특별대접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임의 자리에서는 상석에 앉으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어딜 갈 경우에는 차량을 준비해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당에서 주보를 정리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려고 해도, 말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부님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만류하십니다. 성사를 집전하는 사제에 대한 예우가 크시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모임이 있어서 가양동엘 갔습니다. 퇴근 무렵이라서 길도 막히고, 지하철이 정확하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을지로에서 2호선으로 당산역까지 갔고, 당산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하였습니다. 퇴근 무렵의 9호선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승객들은 모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한 대를 보내고, 겨우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 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잠시 잊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힘들게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면서 일터로, 가정으로 다니고 계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하면서도 일을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직업은 천막을 만드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사도는 특별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도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큰 봉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모범을 보여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걱정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걱정은 기쁨으로 바뀔 것입니다.’ 사제라는 자리에 안주하려고 한다면, 사제에게 주어지는 특권에 연연하려고 한다면, 말로만 복음을 전하려고 한다면,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걱정으로 바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렇게 살기를 원하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제들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처럼 살아간다면,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섬김을 받기보다는 섬기려는 결심으로 살아간다면 그래서 모든 이를 위해서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면 지금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사와 찬미를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고난과 시련도 기쁨으로 가는 디딤돌로 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시면서 사람이 되신 그분의 겸손입니다. 섬김을 받을 수 있지만 섬기로 오셨다는 그분의 희생입니다. 자신의 역할이 끝났지만 협조자를 보내시려는 그분의 책임감입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가난하고, 헐벗고, 병든 사람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라는 그분의 열린 마음입니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은 앞장서서 하시고 영광은 하느님께 돌리는 그분의 양보입니다.

 

우리는 모두 가족, 친구, 이웃, 직장, 성당에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웃음이 꽃핀다면, 그곳에서 사랑이 열매 맺는다면, 그곳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다면 그 공동체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만약에 그곳에서 원망과 불신이 자라난다면,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면, 그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 공동체는 세상의 가치와 질서에 따라가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