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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8 주일/ 참으로 거룩해진다는 것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07 조회수1,113 추천수6 반대(0) 신고



다해 주님 승천 대축일 루카 24,46ㄴ-53(16.5.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강복하시며 하늘로 올라가셨다.”(루카 24,51)



The ascension of Jesus



    

참으로 거룩해진다는 것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도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 사건이 이 지상에서의 이스라엘 중심의 승리로 마무리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사도 1,6).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강복하시며 사랑과 도움을 보증해주시고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루카 24,51). 그런데 제자들은 그분께서 시야에서 사라졌는데도 하늘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에게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신 뒤에는 지상생활에서처럼 활동하지 않으시고, 성령을 통하여 교회의 삶 안에 함께 계시기를 멈추지 않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영광의 신비인 승천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인간 조건을 벗어버린 사건이 아닙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승천의 사건은 결코 도피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생각보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함에 대해 제자들과 같은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다시 말해 거룩함은 하늘로 향하여 올라가고, 다시 세상으로 내려오는 상승과 하강의 끊임없는 반복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거룩함의 목표와 영성생활의 이상을 신비, 초월, 자기 안의 깨달음, 마음 집중, 내면의 평화, 개인적 성덕과 신심의 추구에서만 찾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거룩함은 세상과 무관한 내면생활의 추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살아내야 하는 근원적인 소명이자 목표인 사랑은 이기적 사랑이나 집단적 이기주의의 도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랑은 사랑이신 하느님과의 일치를 통한 사회적 사랑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만사, 모든 사람을 형제 자매로 받아들이고 더불어 행복해지기 위한 길을 찾아가는 것이 바로 거룩함의 길입니다.

우리나라는 고용불평등과 지속적 임금불평등, 그릇된 재벌구조로 인해 경제정의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전체 노동자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은 대기업 노동자의 절반에 불과하고, OECD국가 중 저임금 노동자 비율과 임시고용자 비율이 가장 높으며, 고용기간이 가장 짧고 자영업자 비율이 가장 높고,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깁니다. 그러면서도 80%의 노동자가 경제성장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산층의 3분의 2가 빈곤층으로 바뀌고 있고, 가계부채는 1,400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100대 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29%나 차지하지만 고용은 4% 밖에 하지 않으면서 순이익의 60%를 가져가는 심각한 불평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경제는 성장했으나 기업은 부자가 된 반면 대다수 국민들은 고용불평등과 지속적 임금 불평등으로 인해 생활고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 정의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서 인간의 생존과 인간다운 삶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 상황을 외면하는 거룩함이 진정한 거룩함일까요? 그렇다고 강변한다면 구름 속으로 사라진 예수님만 쳐다보며 동료 인간의 아픔을 외면하고 하느님을 모욕하는 잔인한 사람이겠지요.

주님의 승천은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살을 취해 세상에 내려오신 강생의 신비, 사랑의 신비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하늘에 마음을 두고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그 사랑으로 동료 인간을 사랑하고 세상의 공동선을 위해 투신하는 세상 안에서의 승천을 사는 우리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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