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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위일체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22 조회수1,401 추천수6 반대(0)

때 이른 더위에 에어컨을 키려했습니다. 그런데 리모컨이 고장 났는지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에어컨은 시원한 공기를 내보내는 기계가 있어야 합니다. 시원한 공기를 내 보낼 수 있는 전원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에어컨의 전원을 작동시키는 리모컨이 있어야 합니다. 이 셋 중에 하나만 작동이 되지 않아도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없습니다. 리모컨을 새로 교체하면 올해도 시원한 바람으로 더위를 이겨낼 것입니다.

 

수학시간에 방정식을 배웠습니다. 방정식은 정답이 하나일 수도 있고, 둘일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무수히 많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수학을 잘 못하기 때문에 방정식 문제를 만나면 머리가 아팠습니다. 3차 방정식을 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만이 아니라, 사위일체, 오위일체 이실 수도 있습니다. 방정식도 차수가 계속되듯이, 하느님의 모습도 무척이나 다양할 수 있습니다. 초대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체험하였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신앙으로 고백하였습니다. 우리가 말을 배울 때 문법과 이론을 먼저 배우지 않고 체험과 반복을 통해서 배우듯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도 이론과 신학이 먼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자들과 초대교회 공동체는 삼위이신 하느님에 대한 체험이 먼저 있었습니다. 그 체험이 교회 역사를 통해서 신학화 되고 교리가 된 것입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엔진의 구조를 몰라도, 모든 기능을 몰라도 운전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운전은 이론과 법칙이기 전에 반복과 실습이기 때문입니다. 운전자는 자동차의 구조를 아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동차를 아끼고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안전운행이 더 중요합니다.

 

구약의 백성들은 한 분이신 '야훼'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믿었지만, "한 분이신 하느님 안에 성부 성자 성령이 계시다."는 것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셔서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요한14,9)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다.”(요한14,10)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요한10,30)고 하셨습니다. 또한 성령의 역할에 대해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요한16,13) 하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어라.”(마태 28,19)고 하십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에 대해서 거듭 거듭 말씀하셨습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통해 계시된 하느님의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교리는 우리가 주님께로부터 받은 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교리는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원의 역사 안에서 드러난 삼위의 역할을 통해 본다면, 세상을 창조하신 일은 성부께서 이루셨고, 죄로 인해 하느님과 멀어진 인간을, 자신을 완전히 내 놓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인간을 구원하신 일은 성자께서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도록 우리에게 깨달음과 능력을 주시며 성화의 길을 가도록 해 주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이는 마치 촛불이 정전(停電)이 되었을 때는 어둠을 밝히는 ''으로 역할을 하고, 어떤 것을 태우거나 녹일 때는 '()'로서 역할을 하고, 어떤 장식을 할 때는 갖가지 '()'로 예쁜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촛불은 항상 빛과 열과 색을 같이 지니고 있듯이 세상 창조와 구속사업과 성화에 항상 성부 성자 성령은 함께 계십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이 체험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친교, 나눔, 사랑의 하느님이셨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권한을 예수님께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모든 권한을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용하셨습니다. 성령은 이제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를 따뜻하게 감싸 주시고, 용기와 힘을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초대교회는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고, 삼위이신 하느님은 교회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가정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친교, 나눔, 사랑이 드러나는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입니다. 아빠의 권위는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행사되어야 합니다. 엄마의 사랑은 가족들을 위한 배려와 희생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아빠의 보살핌과 엄마의 사랑을 받은 자녀들은 가정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본당 공동체에도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친교, 나눔, 사랑이 드러나야 합니다. 불화와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일치의 삶을 사는 것,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누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 이것이 신자생활의 이상입니다. 성호경을 할 때마다, 영광송을 바칠 때마다 삼위일체의 신비를 살도록 다짐하고 그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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