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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묵상] 한 마리 나비 같으신 하느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22 조회수1,365 추천수6 반대(0) 신고

한 마리 나비 같으신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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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자주 드는 생각입니다. ‘하느님은 참 묘하셔라!’ 때로 하느님은 한 마리 어여쁜 나비 같으십니다. 어린 시절 나비를 잡으려고 살금살금 다가가 거의 손에 넣었다 하는 순간 홀연히 날아가 버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랜 기도와 노력 끝에 겨우 하느님 존재에 대해 포착했다고 느껴지는 순간 하느님은 한 발자국 더 멀리 물러나십니다. 참으로 복잡한 하느님, 알쏭달쏭한 하느님, 안개 속 신기루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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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느님께서 그렇게 어느 정도 불가해한 존재로, 안개 자욱한 강 건너 피안의 언덕에 자리하고 계시는 것이 오히려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만일 하느님이란 존재에 대한 인간 측의 신상털기가 완료되어 그분의 속성과 본질이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난다면, 결국 하느님께서 인간으로부터 완전 정복된다면 인간 측의 오만과 안하무인은 점점 더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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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차라리 하느님께서 어느 정도 알쏭달쏭 신비스런 존재로서 베일에 감춰져 계시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만일 하느님 존재가 인간의 이성으로 완벽하고 명료하게 포착된다면, 더 이상 신앙의 대상으로 남아계실 수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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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사제들에게 언제나 부담스럽고 껄끄러운 삼위일체대축일이 돌아왔습니다. 매년 어떻게 하면 신자들에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까 고민하다가 어떤 때는 얼토당토않은 이단으로 빠진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전통적인 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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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원 역사는 성부로부터 유래하고, 성자에 의해서 실현되며, 성령에 의해서 충만히 성취됩니다. 성자와 성령은 성부이신 하느님의 두 손입니다.”(이레네우스 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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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부께서는 낳으시는 분이시고, 성자께서는 나시는 분이시며, 성령께서는 ()하시는 분이십니다.”(아우구스티누스 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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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아버지(聖父)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聖子)를 이 세상에 보내주셨는데, 그 아들은 성부께 도달하는 길이자 성부께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그 아들에 이어 더욱 완벽하게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한 협조자(聖靈)를 우리 가운데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성령은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보내시는 최고 선물입니다. 그런데 이 성삼위는 완벽하게 하나로 일치되고 통합되어 상호 긴밀하게 협조하는 한 하느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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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성삼위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성부와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구체화된 자비와 연민의 성자와 감미로움과 은은함과 섬세함의 근원이신 성령께서 온전히 한 몸이 돼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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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삼위로 존재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묵상해봅니다. 성삼위께서는 상호 온전히 하나로 결속되어 완벽한 일치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성삼위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소통하시고 상호 증여하시며 한 마음 한 몸이 어떤 것인지를 모델로 제시하고 계십니다. 언제나 자기 본위의 자세를 탈피해서 서로 낮추시고 서로 순명하시며 사랑하십니다. 성삼위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통합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드러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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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의 발밑을 한번 내려다봅니다. 이리 갈라지고 저리 찢겨지고 사분오열되어 있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더 자주 바라볼 순간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오늘 우리 사이, 우리 공동체 사이, 국가와 민족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높은 장벽을 당장 허물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나와 너무 다른너를 너그럽고 관대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고 계십니다. <!--[end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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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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