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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체 성혈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29 조회수1,317 추천수12 반대(0)

정진석 추기경님께서는 1931년 양띠이십니다. 염수정 추기경님께서는 1943년 양띠이십니다. 조규만 주교님께서는 1955년 양띠이십니다. 그래서인지, 이분들은 모두 양 냄새 나는 목자의 삶을 보여 주십니다. 지난 목요일, 조규만 주교님의 원주교구 교구장 착좌식엘 다녀왔습니다. 주교님의 사목표어처럼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시는목자의 모습을 보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여섯 번째 말씀은 다 이루었다.’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승리의 요소와 더불어 패배의 요소도 이용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인류 구원 섭리에 따라 인간의 타락 때에 협력하였던 세 가지 요건이, 인간의 구원의 때에도 똑같이 필요하였습니다. 아담의 불순종에 대응하여 그리스도의 순종이 필요하였습니다. 하와의 교만에 대응하여 성모님의 겸손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리고 에덴동산의 선악과나무에 대응하여 십자가 나무가 필요하였습니다. 이렇게 인류 구원 사업의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글이 있습니다. ‘춘잠도사 사방진, 납촉성회 루시건입니다. 뜻은 이렇습니다. ‘봄누에는 죽을 때까지 실을 뽑고, 초는 재가 될 때까지 불을 밝힌다.’입니다. 살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적당히 넘어갈 때도 많았습니다. 우주의 많은 별들도 자신의 길을 충실하게 가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 예수님, 주님이 인류 구원 사업을 이루셨습니다. 이제 죄를 보상하는 속죄는 제가 할 일입니다. 속죄는 주님과의 일치를 회복하는 것을 뜻합니다. 주님의 생명, 주님의 진리, 주님의 사랑에 다시 참여한다는 뜻입니다.

- 주님은 우리 죄인을 속량하시는 일을 완수하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아직도 십자가에 달려 계십니다. 이제 주님을 십자가에서 내려 드리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인간 각자가 주님을 십자가에서 내려 드려야 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각자 자기 육체의 욕정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바오로 사도가 전해 주었습니다.

- 그러므로 주님 대신에 제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까지 제가 할 일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각 사람의 인생에 성금요일의 수난이 없는 한, 부활의 기쁨도 없을 것입니다.

- 어리석음의 자줏빛 겉옷을 걸치지 않는 한, 지혜의 흰 외투를 입지 못할 것입니다.

- 머리에 가시관을 쓰지 않는 한, 승리의 화관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전투가 없는 한, 승리도 없습니다. 십자가가 없는 한, 빈 무덤의 기쁨도 없습니다. 갈증이 없는 한, 천국의 기쁨도 없습니다. 예수님, 이 힘든 작업을 제가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사람의 자녀들이 영광에 들어가려면 수난과 고통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구약에서는 광야에서 지치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만나를 주셨습니다. 만나는 하느님 사랑의 표징이었습니다.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육체를 배부르게 하는 만나보다는 영혼을 살리는 성체와 성혈을 주셨습니다.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면 우리는 영적으로 충만해집니다.

 

어릴 때, 물을 퍼 올리던 펌프가 생각납니다. 펌프에는 늘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있습니다. 아낌없이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부어주고 펌프질을 하면 수백 수천 배의 물이 흘러나옵니다. 이것은 어린 저에게는 참으로 큰 체험이었습니다. 한 바가지의 물이지만 기꺼이 내어주니, 모든 사람이 마시고도 남는 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낌없이 마중물이 되어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꽃동네, 마더 데레사의 사랑의 선교회, 이태석 신부님은 모두 한 바가지의 마중물 정신을 사신 분들입니다.

 

어느 교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교인들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교회가 없어서 대학교의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인들이 늘어나서 대학교의 강당에서는 더 이상 예배를 드릴 수 없었습니다. 공동체는 교회를 신축하기 위해서 200억을 모금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눈에 보이는 성전을 짓기 위해서 200억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늘어난 신자들은 4곳의 교회로 나누었고, 다른 강당을 빌려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성전을 짓기 위해서 마련한 200억 원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성전을 짓는데 사용하였습니다. 탈북자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고, 베트남, 러시아에 있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공장을 세웠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그 교회의 공동체는 바로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이유를 알았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그대로 이웃들의 발을 씻겨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성체의 모습으로 오시는 예수님은 지금도 마중물이 되시어 수많은 신자들의 가슴에 용기와 생기를 주고 위로와 힘을 주십니다. 축복을 받았으면 나누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은총이 되돌아 올 것입니다. 바다의 물이 마른 적이 없듯이, 하느님의 사랑은 마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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