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6-01 조회수3,077 추천수10 반대(0)

새로운 한 달의 첫날입니다. 2016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갑니다. 지나간 날들을 후회하거나, 절망하기보다는 아직 오지 않은 절반의 날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6월 한 달도 주님의 사랑이 모든 분들에게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3일 엠이 주말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부부들이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보다 성숙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이번 봉사를 하면서 한 가지 체험을 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는 방법을 모르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서로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를 들이대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부부의 모습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분노와 원망의 눈빛은 이해와 사랑의 눈빛으로 변하였습니다. 무시와 교만의 말투는 온유와 겸손의 말투로 바뀌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치는 날, 부부의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먼저 성당에 다니겠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미리 세례명을 정해 주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 부부가 남은 삶을 서로 사랑하고, 서로 아껴주면서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23일의 짧은 프로그램이 부부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신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지구는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우리가 속한 태양계는 우주의 아주 작은 변방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저를 위해서 몇 억 년 전부터 밝은 빛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냇가의 제비꽃은 아무런 상관없는 저를 위해서 싱그러운 꽃향기를 주고 있습니다. 하늘의 구름은 아무런 상관없는 저를 위해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만나는 이웃들은 정말 소중한 인연입니다.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해야할 이웃들입니다. 부부가 되었다는 것은, 함께 가정을 이룬다는 것은, 사랑의 결실인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온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파스칼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영원한 생명이 있다는 말에, 부활이 있다는 말에, 천국이 있다는 말에 투자를 하겠습니다. 그래서 좀 더 양보하고, 좀 더 희생하고, 좀 더 사랑해야 한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우리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해서 기꺼이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나비는 땅 위를 기어 다니는 애벌레였습니다. 사제인 저도 코를 흘리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성서에서 이야기 하는 부활은 무슨 의미일까요?

첫 번째 의미는 일어난다.’라는 뜻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고통에서 즐거움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변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는 부활의 의미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하느님은 자비하신 분이기에 불의한 죽음을 당한 이들을 다시 일으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구약성서의 마카베오기는 부활에 대한 믿음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순교를 하는 어머니와 아들들은 부활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티아티스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이방인들의 제사를 거부하고 순교를 합니다. 이 또한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부활의 신앙은 죽음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부활의 신앙은 지금 이곳에서의 충실한 삶을 이야기 합니다. ‘불신과 편견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민족과 계층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의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부활 신앙의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랑으로 지금 이곳에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셨습니다. 제자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그들이 살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증언하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부활의 삶입니다. 우리들 또한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뜻을 우리들 삶의 자리에서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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